지난 2014년 일본 도쿄 국회에서 아베 신조(왼쪽) 총리와 이시바 시게루(왼쪽에서 두번째) 전 간사장이 대화하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장기집권 여부를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다음달 20일 실시될 전망이다.
<산케이신문>은 20일 자민당 총재선거관리위원회가 곧 총재 선거 투표일을 다음달 20일로 정해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이 선거에서 이기면, 2021년 9월까지 집권이 가능해진다. 또 총 집권 기간이 8년9개월로 늘어나 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가 된다.
이번 총재 선거는 아베 총리와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사이의 ‘맞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2012년 9월 총재 선거 때 1차 투표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에게 패했으나 의원들만이 투표한 결선투표에서 역전승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의원표(405표)와 당원표(405표)를 합산해 1차 투표를 하고, 여기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의원표(405표)에 각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별로 1표씩 부여되는 당원표(47표)를 합쳐 2차 결선투표를 벌인다. 아베 총리는 이달 말 정식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서 아베 총리는 큰 이변이 없는 한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민당 내 여러 파벌을 규합해 의원표 가운데 70%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관심은 아베 총리가 얼마나 큰 표차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 ‘필생의 과업’이라 밝혀온 개헌을 힘 있게 추진해 가느냐에 쏠려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2일 자신의 지역구인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에서 “언제까지고 (개헌) 논의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다음 국회에 자민당의 개헌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의견 수렴 과정을 가속화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5월에 현행 헌법에 자위대를 설치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추가하는 개헌을 2020년까지 실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잇따른 사학법인 스캔들로 개헌 동력이 약해졌지만, 이번 승리 여세를 몰아 개헌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가 압승하면 개헌 드라이브는 강력해질 수 있지만, 신승을 거두면 동력이 줄어들 수 있다. 일본의 각종 여론 조사를 보면, 과반수 이상의 일본인들은 여전히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개헌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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