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 특사로 일본을 방문한 서훈 국정원장이 10일 아베 신조 총리와 도쿄 총리관저에서 면담하고 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5일 방북 결과를 설명하려고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해 10일 아베 신조 총리와 면담했다. 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 중국을 방문해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했다.
서 원장은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면담한 뒤 “아베 총리가 ‘(그동안 북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 대통령을 통해 일본 입장을 전달했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 이야기하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북한 문제,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가 그동안 약간 굴곡이 있다가 분위기가 개선될 수 있는 상황이다.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 여기에 덧붙여 북-일 관계가 같이 조화롭게 진행이 된다면 여러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이런 뜻을 말했다. 아베 총리도 공감을 표시했다”고 했다.
서 원장은 이어 “우리는 북-일 관계가 다시 열리고 기본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기여는 언제든 할 수 있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강조하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북-일 관계의 전반적 상황에 포함된다”고만 했다. 그는 방북 때 “전반적으로 북한하고 북-일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고 말해, 김정은 위원장 등의 대일 메시지를 아베 총리에게 전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베 총리는 면담 머리발언에서 “지난주 방북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을 방문해줘 감사한다. 문재인 정권 출범 뒤 일-한 관계가 긴밀해졌다는 것을 세계에 발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머리발언에서 “최근 일본에 지진과 태풍 피해가 잇따른 데 대해 문 대통령이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에 대해서 과거 어느 때보다 아베 총리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문 대통령은 생각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일본과 소통과 협력을 더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쿄/글·사진 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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