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안북도 영변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파괴할 의사가 있다는 뜻을 최근 미국에 전달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19일 북-미 관계 소식통 말을 인용해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에 따라 미국에 이런 의사를 미국에 전했다고 보도했다. 우라늄 농축은 우라늄 농도를 인위적으로 높이는 작업이다. 천연 우라늄에서 핵분열이 가능한 우라늄235 비율을 90% 이상으로 높이면 핵무기 원료로 쓰이는 고농축우리늄(HEU)이 된다.
이 신문은 북한이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을 파괴할 수 있다는 카드를 통해 (종전선언 서명 등)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은 2009년 영변에 우라늄농축시설을 건설해서 2010년부터 가동하기 시작했다. 2010년 11월에는 미국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일행을 영변으로 초청해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실물을 깜짝 공개했다. 북한은 해커 박사 일행에게 영변에 2000개의 원심분리기가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북한이 연간 핵폭탄 2개를 만들 수 있는 40㎏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능력이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다만,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이 그 이후 얼마나 확대됐는지 영변 이외에 또 다른 시설이 있는지는 불명확하다. 이와 관련해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해 3월 북한이 최근 수년동안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규모를 2배로 늘려 상황이 엄중해졌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1월 북한 영변 핵시설 주변을 촬영한 미국 위성사진
<요미우리신문>은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조처로 핵·미사일 전체 시설의 ‘신고’(리스트 제출)를 요구하고 있어, 북한이 내놓은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파괴 제안을 미국이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 비핵화 조처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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