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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제주 관함식 욱일기 자제 요청 거부…“당연히 게양”

등록 2018-09-28 17:40수정 2018-09-30 10:12

해군, ‘국기만 달아달라’ 요청
방위성 관계자 “한국 요구 비상식”
문 대통령 참석하면 욱일기 사열할 수도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에서 욱일기가 나부끼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에서 욱일기가 나부끼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한국 해군이 다음달 10~14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때 일본 해상자위대 함선에 욱일기 게양을 자제하라고 요청한 것에 일본 정부가 거부 의사를 밝혔다. 국내에서는 영해에서 욱일기가 휘날리는 것을 용인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어, 이 문제가 한-일 간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해군은 최근 일본 등 관함식 참여 15개국에 공문을 보내 사열 참가 함선에는 자국 국기와 태극기만을 달아달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일본 해상자위대가 군함 깃발로 사용하는 욱일기를 관함식 때 달지 말아달라는 요청이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이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자위함 깃발(욱일기) 게양은 (일본) 국내법으로 의무화돼 있다. 국제해양법 조약상으로도 (욱일기는) 군대 소속 선박의 국적을 표시하는 외부 표식에 해당한다. 당연히 거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4월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 총리 미 의회 연설 규탄·신 미일 방위협력지침 폐기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 시민이 구호를 적은 욱일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2015년 4월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 총리 미 의회 연설 규탄·신 미일 방위협력지침 폐기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 시민이 구호를 적은 욱일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한국과 중국에서는 일본군이 2차대전 때 쓴 욱일기를 침략의 상징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오노데라 방위상은 “욱일기 디자인은 일본 국내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사히신문>은 익명의 방위성 관계자가 욱일기 자제 요청에 대해 “비상식적 요구다. (욱일기를) 내리는 게 조건이라면 관함식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해상자위대는 1954년 발족 당시부터 군함기로 옛 일본 해군이 사용한 욱일기를 채택했다. 디자인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현재 육상자위대도 욱일기를 깃발들 중 하나로 사용한다.

한국에서는 지난 7월 프랑스 파리의 혁명기념일 행진 때도 일본 자위대가 욱일기를 앞세운 것을 비난하는 여론이 일었다. 한국 영해에서 욱일기가 나부끼는 것을 국내 여론이 받아들이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관함식에 참석한다면 욱일기를 단 일본 군함을 사열하는 ‘불쾌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해군도 이런 사정을 감안해 일본 정부에 해상 사열 때 정식 국기를 사용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관계자는 “8월31일에 관함식 참가국 전체를 대상으로 여러 협조 사항을 전달했다. 그 중 하나로 해상 사열 때 자국 국기와 태극기를 게양하는 게 원칙이라고 공지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욱일기를 의식한 요청이기는 하지만 해상 사열 때는 마스트(함선 중앙 부분의 기둥)에 자국 국기와 행사 주최국 국기를 함께 다는 게 국제적 관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 쪽은 다른 해상 사열 때 욱일기를 단 전례를 근거로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 관계자는 “아무래도 국민 정서가 있으니까 그런 요청을 했다. 외교 경로로도 ‘욱일기 게양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이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박병수 선임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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