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부엌’ 쓰키지 도매시장 다음달 이전을 앞두고 사상 최대 규모 쥐 포획 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도쿄도가 3500만엔(약 3억5000만원) 예산을 투입해서 과거 최대 규모 쓰키지 시장 쥐 포획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28일 전했다. 쓰키지 시장에서는 과거에도 5월 연휴와 8월 ‘오봉’ 연휴 기간에 쥐 포획 작업을 해왔지만, 이번에는 이전과 규모가 다르다. 내부에 먹이를 두어 유인하는 포획 틀 600개, 쥐잡기용 끈끈이 4만장, 쥐약 300㎏을 시장 곳곳에 설치했다. 펜스 사이로 쥐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따로 물결 모양 판자를 덧대는 작업도 했다. 하지만, 주민과 상인들은 쥐가 작은 틈 사이로도 빠져나가기 쉽기 때문에, 이런 작업만으로 쥐들의 도주를 막을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쥐 포획 작업으로 현재까지 약 1800마리가 잡혔다.
도쿄도가 대규모 쥐 포획 작업을 하는 이유는 도쿄 도심인 주오구에 있는 쓰키지 도매시장이 다음달 6일 고토구 도요스로 이전하기 때문이다. 쓰키지 도매시장이 이전하면 이 곳에 서식하던 쥐들이 1㎞밖에 떨어지지 않은 번화가인 긴자로 도망갈 가능성이 있다.
쓰키지 시장은 수산물과 청과 시장 등 도매시장과 음식점 밀집가인 ‘장외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장외시장’은 현재 장소에 존속한다. 쓰키지 시장 전체 면적은 일본 최대인 약 23만㏊로 도쿄돔 5개를 합쳐 놓은 규모다. 도쿄도는 쓰키지 시장에 서식하는 쥐 숫자가 1만 마리까지는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정확한 개체 수를 파악할 길은 없다.
쓰키지 시장에는 생선을 좋아하는 ‘집쥐’가 수산물 도매시장 하수관에 서식하고 있고, 청과 시장 천장에는 ‘곰쥐’가 살고 있다. 이 쥐들이 시장이 이전되면 신천지를 찾아서 긴자를 포함한 다른 곳으로 대이동할 가능성 있다. 수영을 잘하는 곰쥐는 스미다 강을 헤엄쳐서 건너편 주택가로 ‘이사’를 할 가능성까지 있다.
쥐들의 대이동 우려에 도쿄도 담당자는 “쥐도 구역이 있다. 먹이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멀리까지 이동할 거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말하며, 사람들의 우려를 잠재우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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