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뉴욕 일본총영사관이 역사 문제로 괴롭힘을 당할 경우 상담을 요청할 수 있는 창구로 우익단체를 소개해 물의를 빚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8일 전했다.
주뉴욕 일본총영사관은 6월부터 “역사 문제로 인해 이지메(괴롭힘) 피해를 받았거나 피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영사관에 연락하거나 아래 민간단체에 상담해주기 바란다”는 안내문을 누리집에 띄웠다. 일본총영사관이 상담 창구 운영을 위탁한 민간 단체는 ‘히마와리(해바라기) 재팬’이라는 단체다. 미국에 세워지는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건설 반대 운동에 앞장서온 단체다.
이 단체는 누리집에서 자신들을 “2016년 6월 뉴욕과 뉴저지에 사는 일본 여성들이 모여 결성했으며, 미국에 사는 일본인에게 올바른 일본의 역사를 전달해 아이들이 일본인으로서 자랑스럽게 살아가도록 지원하는 단체”라고 소개했다.
히마와리 재팬은 누리집에 다른 극우단체인 ‘나데시코 액션’이 작성한 일본군 ‘위안부’ 자료집을 올려놨다. 자료집에는 “위안부는 ‘위안소’에서 매춘부로 일하던 여성”이라며 “보수도 충분히 받았다”는 주장이 담겨있다. 이 단체가 결성 뒤 주최한 첫 강연회에는 “엘지비티(LGBT·성적 소수자)는 아이를 낳을 수 없다. 생산성이 없다”는 말로 파문을 일으킨 스기타 미오 자민당 의원 등 극우들이 참석했다.
일본 외무성은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 첨예해지자, 2014년부터 워싱턴의 주미 일본대사관과 주샌프란시스코, 주로스앤젤레스 영사관 등에 ‘위안부 문제를 포함한 역사 문제로 인한 괴롭힘’을 당했을 경우 상담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복수의 한-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1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상에게 연내에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한다는 계획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뉴욕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국민의 반대로 화해·치유재단이 정상적 기능을 하지 못하고 고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해산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고노 외상은 이 만남에서 문 대통령의 조기 방일을 요청했으나, 강 장관이 문 대통령의 방일은 화해·치유재단 해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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