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제1원전 부지 내에 늘어서 있는 오염수 보관용 물탱크들의 모습. 삼중수소를 제외한 다른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오염수를 보관하는 용도다. 후쿠시마원전 내에 900개 이상이 있다. 후쿠시마원전 공동 취재단.
일본 정부가 바다에 버리려는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관련 자료에 1200군데 이상 오류가 있다는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도쿄전력은 18일 3·11원전 참사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오염수와 관련해 일본 정부 전문가 회의에 제출한 자료 가운데 1276군데 오류가 있다고 밝히고 사죄했다.
오류는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장치)라고 불리는 방사능물질 제거장치가 걸러내지 못하는 ‘삼중수소’(트리튬) 관련 부분에서 주로 발견됐다. 또 3만건에 이르는 데이터를 그래프로 나타내는 과정에서 ‘세슘134’ 농도를 나타내야 하는 부분에 ‘세슘137’ 농도를 표시하거나 그래프에 숫자를 잘못 입력하는 등의 잘못이 있었다. 도쿄전력은 13일 외부로부터 지적을 받고 이를 정정했다며, 오류의 원인은 직원이 데이터를 대량으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실수라고 밝혔다.
이 문제가 중요한 것은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가 적잖은 오류가 포함된 이 자료를 근거로 후쿠시마의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한다는 계획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에 대형 물탱크를 만들어 보관 중인 오염수 95만t의 방류를 추진해왔다. 삼중수소는 수소와 성질이 비슷해 제거가 어렵지만 다른 방사성 물질 62종은 정화됐으니, 희석해서 흘려보내면 문제가 없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지난 8월 말 일본 경제산업성이 주민 설명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삼중수소 이외 스트론튬90 등의 방사성이 남아 있음이 사실이 드러났다. 스트론튬90은 반감기가 29년이고, 사람이 섭취할 경우 뼈 등에 축적되기 쉽다. 이 파문 이후 이번엔 트리튬 수치에도 적잖은 오류가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도쿄전력은 “중요한 논의에 사용하는 자료에 잘못이 있었다는 점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사죄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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