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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자위대 확대·중국 팽창 억지” 보수적 개헌안 고이즈미 빰쳐

등록 2005-12-11 22:17

지구촌인물 - 일 민주당 대표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제1 야당 민주당의 젊은 기수 마에하라 세이지(43) 대표가 초강경 발언으로 파문을 낳고 있다.

대표적 신보수(네오콘) 인사인 마에하라는 첫 해외 방문지인 미국에서 ‘외교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9일 워싱턴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 주변 1천해리 바깥의 ‘시레인’(전략물자 해상 수송로)도 일본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 헌법 개정과 자위대의 활동·능력 확대가 필요하며,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헌을 검토해야 한다는 게 연설 요지였다. 이런 발언은 자민당의 개헌 구상이나 ‘친미 일변도’로 비난받아온 고이즈미 정부의 정책보다도 한발 더 나간 것이다.

마에하라는 또 중국의 군사력 증강이 “현실적 위협”이라며 “의연한 대응으로 중국의 팽창을 억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이즈미 정부 인사들도 마찰 악화를 우려해 중국위협론의 거론을 자제하는 점에 비춰 위험 수위를 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발언은 자민당 우파보다도 강경하다는 그의 진면목을 드러낸 동시에 미-일동맹 강화에 대한 미국의 기대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마에하라를 위태롭게 바라보고 있는 민주당 내부에서 비판이 속출하고 있다. 연설 주제가 ‘민주당이 지향하는 국가상과 외교비전’이었지만, 당내에서 사전 논의는 거의 없었다. 개헌론자인 하토야마 유키오 간사장은 “미-일동맹 강화만이 민주당의 정책으로 비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옛 사회당 출신의 요코미치 다카히로 중의원 부의장은 “자민당과 민주당(의 외교정책)은 ‘카레라이스’와 ‘라이스카레’처럼 이름만 다를 뿐 내용물은 똑같다”고 비난했다. <아사히신문>도 11일 사설을 통해 그의 외교감각이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마에하라는 이미 노무현 대통령의 독도와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에게서 ‘아시아 중시’라는 민주당의 전통적 노선은 찾아보기 어렵다. 야스쿠니 참배에 반대하는 것만 빼놓으면 고이즈미 총리보다 더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다. 때문에 외교안보통인 마에하라는 ‘외교음치’인 고이즈미처럼 주변국으로부터 외면당할 처지에 놓였다. 게다가 그의 취임 뒤 민주당 지지율은 더욱 곤두박질쳤다. 취임 3개월이 못 돼 극심한 내우외환에 직면한 것이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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