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9일 도쿄 총리관저에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사흘 전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일-중 관계는 ‘경쟁에서 협력’이라는 새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인도 총리를 만나 중국 견제가 주목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의 강화를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29일 일본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일본과 인도의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발전) 가능성이 있다. 이 가능성을 개화해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위해 연합훈련을 확대하기로 했다. 일본 육상자위대는 지난 27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인도 북동부에서 인도 육군과 최초의 연합훈련에 들어간 상태다. 양국은 그동안 차관급이 참여한 ‘외교·국방(2+2) 회의’도 장관급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모디 총리의 일본 방문은 2014년 집권 이후 세 번째다. 아베 총리도 2012년 말 2차 집권 뒤 인도를 세 번 방문해, 양국의 밀착을 보여주고 있다. 아베 총리는 중국에서 돌아온 이튿날인 28일 후지산 근처 야마나시현에 있는 자신의 별장에 모디 총리를 초대해 만찬을 베풀었다. 그가 별장에 외국 정상을 초대한 것은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또 정상회담에서 3천억엔(약 3조원)의 차관을 인도에 제공하는 등 경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모디 총리는 회담에서 “강한 인도와 강한 일본이 세계와 아시아를 위해서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일본 총리로서는 7년 만에 중국을 공식 방문해 시 주석한테 “중-일 관계는 정상적 궤도로 돌아왔다”는 말을 들은 직후 인도 총리와 ‘인도-태평양 전략’ 강화를 논의한 것은 현란한 외교 행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중-일 정상은 경제 중심의 협력을 논의했고, 외교·안보 문제는 표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의 행보는 중국과의 경제 협력은 그것대로 진행하되, 외교·안보는 미국-일본-인도의 협력을 중심으로 한다는 기조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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