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수도권에 유일하게 있는 원자력발전소를 20년 연장 가동할 수 있게 허가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7일 이바라키현 도카이무라에 있는 ‘도카이제2원전’ 최대 20년 운전 연장을 허가했다. 도카이제2원전은 2011년 후쿠시마제1원전 방사능 누출 사고 이후 운전을 멈춘 상태다.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 일본 정부는 원전을 원칙적으로 40년 동안만 가동하고, 이후에는 예외적으로 심사를 거쳐서 최대 20년간 연장 가동할 수 있게 했다. 도카이제2원전은 오는 28일 원전 첫 가동 뒤 40년이 지나기 때문에, 운전 연장 신청을 했다. 앞서 지난 9월 재가동 심사에도 합격해, 재가동을 위한 중앙정부 허가 절차는 마무리됐다. 다만, 재가동을 실제로 하려면 원전이 있는 도카이무라를 포함해 인근 6개 지방자치단체 동의가 필요하다. 상당수 주민이 반대하고 있어서, 실제로 언제 재가동을 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도카이제2원전은 도쿄 도심에서 불과 110㎞ 떨어져 있으며 수도권에 있는 유일한 상업 원전이다. 출력 110만㎾로 대형 원전에 속한다. 원전 반경 30㎞ 안에 전국 최다인 96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방사능 누출 사고가 일어나면 거대한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그동안 운전 연장 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그뿐만 아니라 도카이제2원전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에 있는 원전 중 유일하게 운전 연장이 허용된 경우다. 도카이제2원전은 방사능 누출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원전과 같은 형태인 비등수형 원자로(Boiling Water Reactor)다. 비등수형원자로가 운전 연장 허가를 받은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도카이제2원전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5.4m 크기 지진해일(쓰나미)이 덮쳐서 비상용 발전기 1대가 사용 불능 상태에 빠졌다. 남은 2대로 원자로 냉각을 해서 위기를 넘겼지만, 후쿠시마원전 방사능 누출 사고 같은 대형 원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도카이제2원전을 운영하는 일본원자력발전은 최대 17.9m 크기 쓰나미가 원전을 덮쳐도 견딜 수 있는 방파제 건설 등 안전대책을 2021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원자력규제위 회의가 열린 도쿄 미나토구에서 이날도 재가동을 반대하는 시민들 집회가 열리는 등 도카이제2원전 가동 반대 여론은 여전하다. 사전 동의가 필요한 지자체 중 1곳인 나카시의 시장은 “시민 의견도 들어가면서 검토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반대”라고 말했다고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전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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