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25살 때부터 항상 종업원이나 비서에게 지시를 했기 때문에 스스로 컴퓨터(자판)를 두드려 본 적은 없다.”
사이버 보안을 관장하는 일본 장관이 14일 컴퓨터를 사용해본 적도 없다고 ‘자백’했다. 주인공은 사쿠라다 요시타카(68) 올림픽 담당상이다. 사쿠라다는 일본 정부의 사이버 보안 전략본부 부본부장도 겸하고 있다. 사이버 보안 기본법 개정 추진도 그의 업무다. 그는 20대 때 사쿠라다건설을 창업했고, 현재 7선 의원이다.
사쿠라다는 14일 국회에 나와 이런 말을 하면서 원자력발전소 사이버 보안 대책에 대한 질문에도 “자세한 것은 잘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도쿄올림픽 준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라도 사이버 보안 대책은 중요하다.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 종합적으로 하겠다. 실수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질문을 던진 이마이 마사토 의원(입헌민주당)은 “‘잘 모르지만 괜찮을 게 분명하다’는 답변으로 들린다”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쿠라다의 자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일 국회에서 도쿄올림픽 개최를 위한 중앙정부 지출액이 얼마이냐는 질문에 1500엔(약 1만5000원)이라고 대답했다. 의원들이 웅성거리자 1500억엔이라고 수정했다. 올림픽 담당상에 왜 발탁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모른다”고 했다. 6일 기자회견에서는 도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하는 문제에 대한 질문에 “내 소관이 아니다. 총리 관저나 외무성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지난달 폐막한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의 개최 시기를 2028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보좌 직원이 증원됐다고 밝혔는데, 일본 정부가 그를 불안하게 여겨 보좌진을 보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쿠라다는 2016년에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직업이 매춘부였다”는 망언을 한 인물로, 일본 내에서조차 비판이 쏟아지자 발언을 철회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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