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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카를로스 곤의 20년 신화, 도쿄지검 칼에 쓰러졌다

등록 2018-11-19 19:15수정 2018-11-19 22:40

닛산 구조조정 거쳐 프랑스-일본 합작 3위 자동차 그룹 경영
‘코스트 킬러’ 별명…5년간 보수 500억원 축소 신고 혐의
집값 대납 등 횡령 혐의까지…프랑스 르노 주가도 폭락
닛산자동차의 부활을 이끌며 20년 가까이 세계적 스타 경영자로 이름을 날린 카를로스 곤(64)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회장이 한순간에 추락했다.

일본 도쿄지검 특수부는 19일 저녁 곤 회장을 금융상품거래법 위반(유가증권 보고서 허위 기재)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그레그 켈리 닛산자동차 대표이사도 체포됐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곤 회장이 2011~2015년 99억9800만엔(약 1000억원)의 보수를 받았으나 금융감독 당국에는 49억8700만엔만 받았다고 허위 보고를 했다는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닛산자동차의 요코하마 본사도 압수수색했다.

닛산자동차는 이날 성명을 발표해 “곤 회장이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등 여러 중대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며 회장직 박탈을 이사회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닛산자동차는 그의 부정행위에 대한 내부 제보에 따라 여러 달 동안 조사했으며, 켈리 대표이사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곤 회장이 주택 구입 자금 전액을 회사에 부담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 태생인 곤 회장은 프랑스 미셰린의 견습 사원을 거쳐 르노자동차 부사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1999년 프랑스 르노자동차가 경영 위기에 빠진 닛산자동차와 자본 제휴를 하면서 닛산으로 파견한 인물이다. 곤은 닛산자동차 종업원의 14%에 해당하는 2만1000여명의 희망퇴직과 일부 공장 폐쇄, 르노와 닛산의 자동차 플랫폼 공유로 대규모 비용 절감에 나섰다. 2000년에는 닛산자동차 사장이 됐고, 2조1000억엔(약 21조원)의 부채에 허덕이던 회사는 그의 강력한 구조조정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05년에는 르노자동차 최고경영자(CEO)에도 올랐다. 2016년 닛산자동차가 미쓰비시자동차의 지분을 인수하자 두 회사 모두의 회장 직함도 갖게 됐다.

르노는 닛산 주식의 43%를 갖고 있고, 닛산은 르노 지분의 15%를 보유하고 있다. 과거에는 르노가 닛산을 구원한 격이었지만 지금은 닛산의 수익률이 르노를 앞선다. 닛산은 2016년에는 미쓰비시자동차 지분 34%를 인수해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가 만들어졌다. 이번 파문은 프랑스 르노에도 타격이 되고 있다. 19일 유럽 증시에서 르노 주가는 13%나 떨어졌다.

곤 회장의 경영은 굴지의 업체들이 많지만 특유의 문화를 유지하던 일본 경제계에 충격을 줬고, 그는 세계적 주목을 받는 경영인이 됐다. 1400개 계열사를 4개로 줄인 과감한 행보는 ‘코스트 킬러’라는 별명을 안겨줬다. 경영난에 시달리는 미국 제너럴 모터스(GM)나 포드자동차에서 영입 제의를 받기도 했다.

곤 회장은 닛산자동차의 재건 성공으로 일본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영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등 6개 언어를 구사하며 다문화 배경을 지닌 점 때문에 더욱 이색적이고 경이로운 사람으로 인식됐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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