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일의원연맹 합동총회에 이례적으로 축사를 보내지 않기로 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각각 한국과 일본 의원들로 구성된 한일의원연맹(일본에서는 일한의원연맹)이 14일 서울에서 합동총회를 할 예정인데, 아베 총리가 그동안 관례적으로 보내던 축사를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가 축사를 보내지 않는 이유는 한-일 관계 악화 영향으로 보인다,
총회 참석차 방한하는 누카가 후쿠시로 일본 쪽 연맹 회장은 14일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누카가 회장을 통해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할 계획도 없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일의원연맹은 해마다 연말에 합동총회를 연다. 올해로 41번째 열리며, 양국 정상이 축사를 보내는 게 관례였다. 올해 총회 참석을 위해 일본 의원 30명이 한국을 찾는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내리자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거칠게 반발했다. 한국 정부가 최근 한-일 위안부 합의로 발족한 ‘화해·치유재단’ 해산 결정을 내린 것에도 일본은 반발했다.
<아사히신문>은 익명의 일본 정부 관계자가 “(한-일) 관계가 냉각 중이라서 (일본은)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에 “일한의원연맹 활동에 대해 정부가 일일이 이야기하는 것은 피하고 싶다. 일-한 관계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일본 정부는 일관된 입장으로 한국 정부에 적절한 대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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