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225지수가 5% 넘게 폭락한 일본 도쿄에서 증시 전광판 앞을 시민 한 명이 지나가고 있다. EPA/도쿄 연합뉴스
미국발 투자 심리 한파 등의 영향으로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25일 5% 넘게 폭락하며 2만선 밑으로 뚝 떨어졌다.
주말과 일왕 생일 휴일 등으로 나흘 만에 개장한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5.01%(1010.45포인트) 떨어진 1만9155.74로 마감했다. 1년8개월 만의 최저치다. 닛케이지수는 엔화 가치 하락과 경기 회복 영향으로 10월2일 27년 만의 최고치인 2만4270까지 올랐다. 이후 세계 경기 둔화 우려의 영향으로 하락해왔으나, 5%대 폭락으로 1년3개월 만에 2만선이 붕괴해 증시 관련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닛케이지수는 전날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91% 급락한 영향으로 장 시작부터 2% 하락하며 출발했다. 엔화 가치 상승도 악영향을 끼쳤다. 일본은 대규모 금융 완화를 뼈대로 한 아베노믹스 정책으로 엔화 가치를 낮게 유지해왔으며, 이는 수출 대기업들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세계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 가치가 상승했다. 엔화는 도쿄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 기준으로 달러당 110엔대에 거래됐는데, 8월21일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강세를 보인 것이다. 엔화 가치 하락의 혜택을 입어온 대표적 기업인 도요타자동차 주가는 5.25% 하락했다.
일본 경제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6%로 떨어졌다. 태풍 등 자연재해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일본 정부의 설명이지만, 마이너스 분기 성장은 경기 회복세가 꺾였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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