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탄도미사일 방어(BMD) 체계의 한 축인 해상자위대 이지스함 ‘아타고.’ 이지스함은 탄도미사일 탐지 및 요격 기능을 수행한다. 미국이 일본에 신형 레이더를 배치하면 일본의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은 더욱 강화된다. 해상자위대
미국이 중국·러시아·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방어를 위해 일본에 최신 레이더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방어용 최신 레이더를 일본에 배치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미-일 미사일방어(MD) 체계가 한층 강화된다.
<요미우리신문>은 복수의 미-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대륙간탄도미사일 방어용 최신 고정형 레이더를 배치하는 방안을 곧 일본에 타진할 예정이라고 28일 전했다. 미국이 일본 배치를 추진하는 레이더는 2023년 하와이 배치를 목표로 개발하는 ‘미국 본토 방위 레이더’(Homeland Defense Radar·HDR)다. 이 레이더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을 겨냥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추적이 임무이며, 인공위성을 공격하는 ‘킬러 위성’ 감시 기능도 수행한다. 미국은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지상배치미사일방어(GMD)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 신문은 미국이 일본에는 ‘미국 본토 방위 레이더’를 2025년 배치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일본에까지 신형 레이더 배치를 추진하는 이유는 중국이 차량으로 운반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해 미사일 추적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발사 지점에서 가까운 곳에서 탐지할 필요가 커졌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일본은 1995년 ‘미-일 탄도미사일 방위 공동 연구’를 시작으로 미사일 방어 능력을 미국과 연계해 강화해왔다. 일본은 탐지 거리가 1000㎞ 이상인 엑스밴드 레이더를 아오모리현과 교토부에 배치해놓고 있다.
미국이 일본에 신형 레이더를 배치하면 이를 통해 얻은 정보를 미-일이 공유하고 일본의 탄도미사일방어(BMD) 능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 러시아는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쿠릴열도 남단 4개섬 문제의 교섭 과정에서 미-일의 미사일방어 체제에 대해 불만을 여러 차례 나타내왔다. 일본 국내적으로도 배치 지역에서 반발할 수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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