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시정방침 연설에서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 거론하지 않은 것은 “비난전처럼 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30일 오후 중의원 본회의에서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가 “왜 시정방침 연설에서 한국을 언급하지 않았느냐”고 질문하자 이렇게 답했다. 아베 총리는 28일 정기국회 개회에 맞춰 한 시정방침 연설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 한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연대해 가겠다”고 말한 대목에서만 유일하게 한국을 언급했다. 그는 “(한국에서)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일본 정부가 사용하는 표현) 문제를 비롯해 지금까지 일-한 양국이 쌓아온 관계의 전제마저 부정하는 듯한 움직임이 있는 점은 매우 유감이다. 정부는 국제법에 근거해 의연히 대응할 생각이다. 우리 나라의 일관된 입장에 근거해 주장할 것은 주장하겠다. 한국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이런 사정 때문에) 한국에 대한 언급은 북한 문제에 관한 연대에 그쳤다”고 말했다.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따로 언급하려면 비난을 내놓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부러 생략했다는 취지다.
일본 초계기 저공비행 및 레이더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 군함에 의한 레이더 조사(쏴서 비춤) 사안 등에 대해선 전문적·기술적 관점에서 방위당국 간 협의가 이뤄졌으며, 이 사안 등에 관한 인식과 향후 대응에 대해선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과 방위성이 여러 차례 밝힌 대로”라고 말했다. 일본 방위성은 한국 함정이 사격 통제용 레이더를 일본 초계기에 쐈고, 일본 초계기는 위협적 저공비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