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쿄의 철판구이집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고기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철판구이집에서 저녁을 대접했다. 도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달 사이에 두 차례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 노벨평화상 추천 ‘사건’으로 거센 비판을 받은 아베 신조 총리는 그와의 친분 및 미-일 동맹을 과시해 점수를 만회할 기회를 노리게 됐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등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5월26~28일 일본을 국빈방문한다고 21일 보도했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도 트럼프 대통령이 5월 말 방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28~29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례적 연속 방일 계획은 일본 정부가 적극 나선 결과다. 아베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5월1일에 일왕으로 즉위하는 나루히토와 회동하는 방안을 미국에 타진해왔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모 경기 관람과 미-일 정상 골프 회동도 검토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을 자주 과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에 나서자, 대북 압박만을 주장하던 아베 정부는 당황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꾀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타격을 줄였다. 아베 총리는 20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 뒤 “특히 납치 문제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간을 들여서 대화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은 노벨평화상 추천 사실이 뒤늦게 공개돼 제기된 ‘대미 추종’에 대한 비판 여론을 무마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당인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의원은 “납치 문제에 대해 협력한다고 (미-일이) 확인했다지만 언제나 똑같은 말이다. 정말 진전이 있는 것인가. 일본이 외교적으로 북한과 직접 마주해야만 한다. 언제까지나 미국에 의존해서는 앞으로 나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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