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총재 후보는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이지요?”(아베 신조 총리)
“저도 있어요.”(노다 세이코 전 총무상)
18일 밤 아베 총리가 중의원 당선자들과 함께한 회식 자리에서 2021년 자민당 총재 선거 이야기가 화제에 올랐다. 아베 총리의 임기는 2021년 9월까지로, 4선이 불가능한 당규 때문에 2021년 선거에는 나오지 못한다. 이때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이 이끄는 파벌인 니카이파의 하야시 모토오 간사장대리가 “(아베 총리) 4선도 있을 수 있지 않나”라고 발언했다. 돌발 발언에 자리는 조용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2일 자민당 내에서 ‘아베 총재 4선론’이 부상하기 시작했고 전했다. 니카이파의 수장인 니카이 간사장도 최근 여러 모임에서 아베 총리 4선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아베 총리) 본인이 직접 이야기를 꺼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말도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올해 11월에는 통산 재임 일수가 20세기 초 3차례 총리를 한 가쓰라 다로의 기록(2886일)을 넘기며 사상 최장수 총리가 된다. 자민당은 2017년 연속 2기 6년까지만 허용했던 총재 임기를 연속 3기 9년까지 가능하도록 당 규칙을 개정해,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 길을 터줬다. 당시 당규 개정에 앞장선 파벌이 니카이파였다.
아베 총리 4선론은 레임덕 방지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자민당 집행부의 한 인사는 “4선론은 그 자체에 중점이 있다기보다는 정국 주도권을 총리에게 쥐여주려는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추진 여부와는 상관없이, 2021년 이후에도 아베 총리가 계속 집권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 그의 구심력을 유지하려는 것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실제로 임기 연장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베 총리가 당규를 다시 개정해 4선에 도전한다고 해도 ‘선양’(물려줌)을 바라던 차기 후보는 정면으로 맞서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기시다 정조회장이 지난해 총재 선거 출마를 포기한 것은 ‘포스트 아베’를 노린 행보라는 분석이 많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 자신은 4선론에 대해 “조금 이르지 않나.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위에 말했다고 전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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