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1일 새 연호를 쓴 판을 들어보이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다음달 1일 나루히토 왕세자의 일왕 즉위를 맞아 사상 처음으로 일본 고전에서 따온 표현으로 새 연호를 정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일 새 연호를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 모음집인 <만요슈>에서 따온 글자인 ‘레이와’(令和)로 각의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에서 연호를 사용하기 시작한 서기 645년 이후 출처가 확인 가능한 모든 연호는 중국 고전에서 따온 글자였다. <만요슈>는 7세기~8세기 후반에 편찬됐다고 추정되는 시가집이다. 현존 일본 시가집 중 가장 오래됐다. 스가 장관은 새 연호는 <만요슈>의 매화 관련 시가에서 따온 글자라고 밝혔다. 아베 신조 정부의 보수적 색깔이 일본 고전을 출전으로 하는 연호 탄생의 배경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정오 특별 기자회견에서 ‘레이와’의 의미에 대해 “사람들이 아름답게 마음을 맞대어 모으는 중에 문화가 태어나고 자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만요슈는 1200여 년 전 편찬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노래 모음이다. 천황과 황족, 귀족뿐 아니라 병사와 농민까지 폭넓은 계급이 읊은 노래가 담겨 있다. 우리 나라의 풍부한 국민 문화와 함께 오랜 전통을 상징하는 책이다”라고 말했다.
일본은 ‘헤이세이’(平成)라는 연호를 쓴 아키히토(86) 일왕의 생전 퇴위로 나루히토 왕세자가 다음달 1일 새 일왕으로 즉위하는 것을 맞아 새 연호를 정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