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14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3일 이름을 밝히지 않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손 회장이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1억3000만달러(1486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손 회장이 비트코인 매입에 정확히 얼마를 투자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신문은 손 회장이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던 2017년 말에 매입해 가격이 하락한 2018년 초에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2017년 1월 900달러대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12월 한때 1만9000달러대로 20배 이상 치솟았다. 그러나 2018년 2월 8000달러대로 하락했고 이후 전체적으로 하락 추세가 이어져 최근엔 5000달러까지 떨어졌다.
손 회장은 과감한 투자 결정으로 유명하다. 2000년에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가치를 초기에 알아보고 2000만달러를 투자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알리바바가 뉴욕증권거래소에 2014년 상장될 때 일부 지분을 팔아 8억6700만 달러를 챙기는 대박을 쳤다. 그런 손 회장도 가치 변동이 심한 비트코인 투자는 쉽지 않았던 듯하다. 신문은 손 회장의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서 “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고 부자인 투자자들도 열풍에 사로잡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