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제 조건 없이 정상회담을 할 의지가 있다는 생각을 거듭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6일 밤 북한이 최근 쏜 발사체 문제 관련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뒤 기자단에 이렇게 밝혔다. 아베 총리는 “북한 관계에서 일본에 중요한 문제로 납치(일본인 납북자) 문제가 있다.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여러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 나 자신이 김정은 위원장과 마주해야 한다. 조건을 붙이지 않고 마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런 결의로 이 문제 해결에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일치에 실린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 김 위원장과 만나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이전까지 국회 답변을 통해서 “북-일 정상회담을 하는 이상, 납치 문제 해결에 이바지하는 회담이 돼야 한다”며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최근 “조건을 붙이지 않겠다”는 말은 이런 기존 방침을 바꾸겠다는 이야기다.
아베 총리는 “최근 북한 정세에 대해서 이번 사안을 포함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 교환을 했다. 정세 분석과 향후 대응을 면밀히 조정했다.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에 대해서는 일-미 전문가 사이에서 협력해서 분석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했다. 이 북-미 합의 신속한 실현을 지향하는 것에 대해서 앞으로도 미국과 일본이 완전히 일치해서 대응해 나가기로 인식이 일치했다”고도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는 정상회담을 통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제사회와 연계해나가면서 한반도 비핵화 그리고 북한 정세를 포함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야마나시현에 있는 별장에서 휴가를 즐기던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하기 위해서 이날 저녁 도쿄로 돌아왔다. 이날 전화 회담은 일본 쪽이 요청했다. 원래는 7일에 하기로 조정했으나 일정을 예정보다 앞당겼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전화 회담 뒤 트위터에 “방금 일본 아베 총리와 북한과 무역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매우 좋은 대화였다”는 글을 올렸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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