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밤 도쿄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뒤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아베 총리는 이때 “나 자신이 김정은 위원장과 마주해야 한다. 조건을 붙이지 않고 마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총리 관저
조건 없이 북-일 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는 아베 신조 총리의 제안에 대해, 북한 관계자가 ‘북한 국적자의 일본 입국 금지부터 해제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도쿄신문>은 8일 이름을 밝히지 않은 북한 관계자를 인용해 북-일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은 우선 (북-일간) 인적 왕래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북한 관계자는 “지금 당장이든 아니든 (북-일) 정부 간 정식적인 대화를 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인적 왕래에 대한 제재를 가해서는 안 된다.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해선 “이미 해결됐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며 “북-일 관계를 제대로 맺자는 것이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일 간에 본격 접촉이 이뤄지면, 북한이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에 응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신문은 또 다른 익명의 북한 관계자가 아베 총리가 최근 조건 없는 북-일 정상회담 의향을 나타낸 것에 대해서 “총리의 진심은 무엇인가. 무조건이라고 하지만 납치 문제는 어떻게 다룰 생각인가”라며 의문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북한 관계자들이 어떤 인물들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또, 북한이 북-일 교섭 조건으로 인적 왕래 해제를 정식으로 일본 정부에 전달했는지도 확실치 않다고도 전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 2006년 말 북한 국적자의 일본 입국 금지를 포함한 대북 독자제재를 시행했다. 2014년 5월 북한이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 재조사하기로 한 스톡홀름 합의 뒤 북한 국적자 일본 입국 금지 제재는 해제됐다. 그러나 2016년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일본이 기대하는만큼 납북자 문제에 대한 진전이 없자 입국 제재 조처를 다시 시행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북한 국적자 입국 금지 및 북한 선박 일본 입항 금지 등을 뼈대로 하는 독자제재를 2년 연장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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