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융화 주일 중국대사. 주일 중국대사관 누리집
7일 저녁 일본 도쿄 뉴오타니호텔. 아베 신조 총리 부부와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경단련) 회장 등 일본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몰려들었다. 국가적 차원의 큰 행사라도 열리나 싶었을 정도인데, 바로 9년3개월간 주일 중국대사로 재임한 청융화 대사 이임 리셥센 자리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양국 인사 1000여명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달 중 귀국 예정인 청 대사와 악수하려고 일본 쪽 참석자들이 길게 줄을 섰다.
아베 총리는 인사말에서 “청 대사가 9년 이상 양국 관계 발전에 가교로서 중요한 힘을 발휘해 준 것에 경의를 표한다. 특히 일-중 관계가 어려울 때 유창한 일본어와 폭넓은 인맥을 활용해 일-중 관계에 크게 공헌했다”며 노고를 치하했다. 그는 “지난해 나의 중국 공식 방문을 통해 일-중 관계는 완전히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 지금 새로운 발전을 맞고 있다”고도 했다. 또 “(다음달 28~29일) 주요 20개국(G20) 오사카 정상회의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충분히 의견을 교환하기를 매우 기대한다. 여러 분야에서 관계를 발전시켜 일-중의 신시대를 함께 구축하자”고 말했다.
청 대사는 “이런 자리에서는 언제나 중국어로 말했지만 오늘은 일본어로 인사를 하겠다”고 만면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 유창한 일본어로 “가장 잊을 수 없는 것은 국교 정상화 이후 가장 곤란한 시기를 극복하고 중-일 관계가 정상 궤도로 돌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 대사 이임식에 일본 현직 총리가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6일 청 대사에게 총리 공관에서 숙소인 공저에서 오찬도 대접했다. 2010년 2월 부임한 청 대사는 최장수 주일 중국대사 기록을 세웠다. 일본에서만 25년을 근무했고, 주일대사 발령 전에는 주한 중국대사를 지냈다. 그가 2012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으로 중-일 관계가 한창 안 좋은 시기에도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 점도 일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융숭한 환송식은 청 대사 개인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위한 적극적 의지도 담고 있다.
청 대사의 후임으로는 일본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는 조선족 출신의 쿵쉬안유 외교부 부부장이 부임할 예정이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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