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6일 통산 재임일수에서 일본 초대 총리 이토 히로부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1차 집권(2006년 9월26일~2007년 9월27일)과 2차 집권(2012년 12월 26일~ ) 기간을 합쳐 통산 재임일이 2720일이 됐다. 이는 조선 침략의 원흉으로 불리는 이토 전 총리의 재임일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 이토 히로부미는 1889년 대일본제국헌법의 기초를 만든 인물로 일본의 초대 총리를 지내는 등 총 4차례 총리직을 맡았다.
아베 총리는 이날 아침 총리관저에서 “1차 정권 때 여러 경험에 더해 (2012년 12월 시작된) 2차 정권 때 치러진 5차례 선거에서 국민 여러분로부터 힘 있는 지원을 받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약속한 정책 하나하나를 제대로 전진시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2006년에 9월 52살로 전후 최연소 총리에 올랐지만, 각료들의 잇따른 망언과 정치자금 스캔들 등으로 그해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뒤 1년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났었다.
아베 총리는 7일 이토 전 총리의 기록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이대로 집권을 이어간다면 오는 8월 24일에는 작은 할아버지인 사토 에이사쿠를 뛰어넘어 전후 최장수 총리가 된다. 11월 20일엔 1901년부터 1913년까지 3차례 총리를 지낸 가쓰라 다로(재임일수 2886일)의 기록을 깨고 헌정사상 최장수 총리에 오른다.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2021년 9월까지이기 때문에 정권을 내주거나 중도 사퇴하지 않으면 가능한 기록이다.
통산 재임일 1~3위 총리들은 각각 영일동맹 체결, 오키나와 반환, 헌법 제정이라는 유산을 후세에 남겼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성과로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일본 헌법의 개정을 원한다. 개헌 여부는 7월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선거에서 연립여당인 자민당·공명당과 개헌에 찬성하는 야당을 포함하는 이른바 ‘개헌 세력’이 개헌 정족수인 3분의 2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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