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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패전 앞뒀던 일본이 나가노에서 영어 능통자 찾았던 이유는

등록 2019-08-12 19:04수정 2019-08-12 19:49

대본영 지하벙커 이전 공사 시기
나가노현에서 내 문서 새로 나와
패전 앞두고 각종 방안 짜냈던 풍경
일본 나가노현 마쓰시로 대본영 지하호 중 일부인 조산 지하호 입구 옆에 1995년 세운 ‘조선인 희생자 추도 평화기념비’의 모습. 일본은 ‘본토 결전’을 위해서 도쿄에서 200㎞ 떨어진 나가노에 전시 최고 통수기관인 ‘대본영’을 옮기기 위한 공사를 했다. <한겨레> 자료 사진
일본 나가노현 마쓰시로 대본영 지하호 중 일부인 조산 지하호 입구 옆에 1995년 세운 ‘조선인 희생자 추도 평화기념비’의 모습. 일본은 ‘본토 결전’을 위해서 도쿄에서 200㎞ 떨어진 나가노에 전시 최고 통수기관인 ‘대본영’을 옮기기 위한 공사를 했다. <한겨레> 자료 사진
옛 일본군이 패전을 한 달 앞둔 1945년 7월, 지방인 나가노현에서 영어 능통자를 찾았다는 문서가 새로 나왔다. 일본 정부가 패전 한달을 앞두고 이른바 ‘본토 결전’을 준비하기 위해 각종 방안을 짜냈던 풍경 중 하나로 보인다.

<도쿄신문>은 1945년 7월 8일 나가노현이 현 내 시초손(한국의 시와 읍·면에 해당)들에 일본군의 요청을 받아 영어가 능통한 미국 이민 2세가 있는지 조사를 요청하는 내용의 비밀 지정 문서가 나왔다고 12일 보도했다. 문서는 나가노현이 옛 나카가와(현재의 마쓰모토시 일부) 지역과 옛 이마이(현재의 마쓰모토시) 지역에 보냈던 것이다. 국립문학연구자료관의 가토 기요후미 준교수가 나가노현 마쓰모토시 문서관에 있던 자료를 찾아냈다.

문서에는 “작전상 긴급 필요로 인한 군의 조회(요청)”라며 지역 내에 거주자 중 “‘미어(영어)에 능통한 2세’에 대해서 조사해달라”고 적혀있다. 이름과 나이, 일본 국적 취득 시기 등을 파악해 일주일 뒤인 15일까지 회답해달라는 내용이다. 이유는 적혀있지 않지만 미군이 ‘혼슈’(일본 열도 중 가장 큰 섬)에 상륙할 경우에 정보 수집을 할 만한 인물을 찾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가노현 내 나가노시 마쓰시로에서는 이 당시 도쿄에 있던 전시 일본 최고 통수기관인 ‘대본영’을 나가노로 옮기기 위한 지하벙커 공사가 한창이었다. 나가노현은 도쿄에서 약 200㎞ 떨어진 내륙 지방이다. ‘본토 결전’을 위한 이 공사에는 조선인 6000여명이 동원된 것으로 추정된다. 1945년 7월에는 일본군은 더는 오키나와에서 미군에 조직적 저항을 하지 못하는 시기였다. 미군의 혼슈 상륙은 시간문제로 보였던 때였다.

나카가와 지역은 나가노현의 요청에 ‘해당자 없음’이라고 답했으며, 이마이 지역에서는 답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나가노현에서는 1902년부터 1924년까지 미국에 이민을 간 현민이 2000명가량 있었지만, 이후 일본으로 돌아온 2세는 흔치 않았다.

문서를 발견한 가토 준교수는 <도쿄신문>에 이번 문서가 “어떤 형태로 (일본) 국민이 본토에서 전쟁에 말려들어 가고 있었는지를 전해준다”고 평가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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