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일본 후쿠오카현 오무타시에 있는 일회용 종이기저귀 재활용업체인 토털케어시스템 직원이 기저귀에서 분리한 펄프로 만든 재생펄프를 옮기고 있다.
“폐기저귀는 재활용할 만한 물건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했다. 우리도 처음에는 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일본 후쿠오카현 오무타시에 있는 일회용 종이기저귀 재활용업체인 ‘토털케어시스템’은 일본에서 유일하게 사업적으로 기저귀 재활용을 하는 회사다. 지난달 29일 이 회사에서 만난 사카구치 히로시 상무는 기저귀 재활용 사업이 일본에서도 드문 이유에 대해 기술적 요인보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라는 생각을 내비쳤다. 조 다케시 대표이사도 “(사용한) 기저귀는 더러우니 태워버려야 한다. 보기 싫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에서는 이 회사처럼 기저귀를 재활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기저귀 제조업체인 유니참도 기저귀 재활용 연구를 하고 있으며 사업화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 환경성도 2018년 작성한 제4차 ‘순환형 사회’ 추진 기본계획에서 종이기저귀 재활용을 구체적 안건으로 제시했다.
폐기저귀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주요 이유는, 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서 성인용 일회용 기저귀 사용 증가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저귀는 일본에서는 대체로 소각 처리된다. 문제는 기저귀가 다량의 수분을 품고 있어 태우려면 일반적인 쓰레기보다 화석 연료가 많이 소비된다는 점이다.
특히 성인용 기저귀는 면적도 더 크고 수분도 더 많이 품고 있다. 성인용 기저귀는 일본에서 현재 400여종이 판매되고 있는데, 상당수는 흡수량이 1000㏄에 이른다. 또한 기저귀를 포함한 위생용품 제조업체 단체인 일본위생재료공업연합회에 따르면, 2017년 성인용 기저귀 생산량은 약 78억장으로 2007년 45억장에서 10년 사이 73.3%나 늘었다. 사카구치 상무는 “일본에서 아직 유아용 기저귀 생산량이 더 많지만 수출하는 양이 많다. 일본 국내 판매량만 보면 유아용보다 성인용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회사에서 처리하는 기저귀도 95% 이상은 성인용이다.
토털케어시스템은 기저귀 제조업체인 유니참과 라이브두, 성인용 기저귀 판매업자인 케어루트시스템, 배출자인 병원 등이 주주로 참여해 2005년 설립됐다. 조 다케시 대표이사는 “20여년 전 일본 소각시설에서 다이옥신 배출이 사회문제가 된 것이 회사 설립의 계기가 됐다”며 “쓰레기를 소각으로만 처리하는 시대는 지났다. 소각 이외의 다른 처리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는 고민이 설립 배경”이라고 말했다.
봉투에 담긴 기저귀가 분리조로 빨려 들어가면서 처리 공정이 시작된다. 깔때기 모양의 분리조는 탈수기처럼 회전하며 기저귀를 펄프와 플라스틱 등으로 분리한다. 이렇게 걸러낸 펄프는 다량의 물이 담겨 있는 세탁조로 이동해 ‘세탁기 빨래’ 과정처럼 오염물을 제거하고 탈수를 한 뒤 재생펄프로 재탄생한다. 세탁을 위해 하루에 1천톤의 물을 사용하는데, 800톤은 재활용 용수다. 분리조에 있을 때까지는 폐기저귀에서 나는 악취가 상당했으나 완성된 재생펄프에서는 사라졌다. 사카구치 상무는 “공장 전체를 거대한 세탁기로 생각하면 (공정 전체에 대한) 이해가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재생펄프는 건물 벽 등에 들어가는 건축 자재로 쓰인다.
하지만 재활용 기저귀의 사용 확산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사카구치 상무는 “기술적으로는 폐기저귀를 처리해 다시 기저귀로 만들 수도 있다. 시제품도 만들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재생 기저귀를 쓰고 싶으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무타/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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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일본 후쿠오카현 오무타시에 있는 일회용 종이기저귀 재활용업체인 토털케어시스템 직원이 기저귀에서 펄프를 분리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