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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오키나와 동원 조선인 희생자 유골 발굴…정체 미상 물체 단서 될까

등록 2020-02-10 19:53수정 2020-02-10 20:02

10일 사람 팔뼈 추정 사진 촬영
희생자 것 속단할 수 없지만 단서 될 듯
75년 전 <라이프> 사진과 현재 모습 변화
전문가 “묘지 표시 주변에 안 묻혔을 수도”
한국 정부 당국자 “유골 나오면 일본과 협의”

10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현 구니가미군 모토부초 겐켄에 있는 주차장에서 시작된 유골 발굴 작업 현장에서 바위 아래로 카메라를 넣어서 촬영하고 있다. 사람 뼈로 보이는 물체가 촬영됐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
10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현 구니가미군 모토부초 겐켄에 있는 주차장에서 시작된 유골 발굴 작업 현장에서 바위 아래로 카메라를 넣어서 촬영하고 있다. 사람 뼈로 보이는 물체가 촬영됐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

태평양전쟁 때 군속(군무원)으로 일본 오키나와로 강제동원된 조선인 김만두씨와 명장모씨의 유골을 찾기 위한 동아시아 공동 발굴 작업에서 이틀째 사람의 뼈일 가능성이 있는 물체가 촬영됐다. 사진만으로 사람의 뼈인지는 확신할 수 없으나 단서는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시민단체인 ‘평화디딤돌’과 일본 단체인 ‘모토부초 겐켄의 유골을 고향에 돌려보내는 모임’ 등으로 구성된 ‘겐켄 유골 발굴 공동실행위원회’는 10일 오키나와현 구니가미군 모토부초 겐켄에 있는 주차장에서 공동 발굴 작업을 했다. 작업 마지막 시각인 오후 4시에 바위 사이에 조명을 연결한 카메라로 지하를 촬영했다.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사업을 이끌었던 전문가인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는 “영상을 보면 사람 팔뼈로 보인다. 뼈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보이는데 뼈를 태웠거나 바닷물에 침식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경우는 (발굴을 해서) 디엔에이(DNA) 감정을 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 발굴 작업은 전날인 9일부터 시작됐으며 11일 오전까지 계속된다. 다만 11일에도 사진이 촬영된 곳의 본격적인 발굴은 어렵다. 그는 “한국 정부와 시민단체들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 협의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에는 폭 6~7m가량 땅을 팠으나 사진 촬영 전까지 뚜렷한 유골 흔적은 찾지 못했다. 앞서 지난 7일 예비 발굴 때 사람 등뼈로 추정되는 뼈가 나왔으나, 연령이 19살 이전으로 보여 조선인 희생자 유골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태평양전쟁 때 일본에서 유일하게 본격적인 지상전이 벌어진 오키나와에서는 일본인, 조선인, 대만인 등 20여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수많은 조선인 희생자가 아직도 땅에 묻혀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희생자의 이름과 매장 장소를 구체적으로 추정할 만큼 단서가 나오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 김씨와 명씨는 특수한 경우다.

김씨와 명씨의 경우에는 1945년 5월 미국 잡지 <라이프>에 실린 사진에 묘지 표시가 보여, 이름과 매장 장소를 추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75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현장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9일과 10일 오전 현장 발굴 작업을 이끈 안경호 4·9통일평화재단 사무국장은 “사실상 유일한 단서는 <라이프> 사진이다. 주민 증언은 전언도 섞여 있고 엇갈리기도 한다”며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 강제동원희생자 유해봉환단 황동준 과장은 “김씨와 명씨를 포함해서 오키나와 한국인 희생자 중 166명에 대해서는 유족을 통해 디엔에이(DNA)를 확보했다. 유력한 유골이 나오면 일본과 (디엔에이 감정을 위한) 협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굴과 준비 작업에 참여해 온 오키모토 후키코는 오키나와 조선인 희생자 유골 봉환과 관련해 “일본과 한국 정부가 잘 협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모토부초/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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