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있는 후타바 마을, 9년 만에 피난 지시 해제

후타바역 등 마을 일부 통행 가능해져
올림픽 성화 봉송로 포함 검토 지역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달 26일 후쿠시마 제1원전을 찾았을 때 모습.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부흥을 강조하면서 피난 주민 귀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교도 연합뉴스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후쿠시마원전)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 뒤 유일하게 마을 전체 피난 지시가 유지됐던 후타바마치 일부 지역의 피난 지시가 해제됐다.

일본 정부는 4일 0시를 기해 후쿠시마현 후타바군 후타바마치 지역 중 ‘귀환곤란 구역’인 후타바역 부근을 포함한 일부 지역의 피난 지시를 해제했다. 이날 0시에 후타바마치 국도 교차로에 처져 있던 바리케이드가 열렸다. 후쿠시마원전 사고 뒤 9년 만이다. ‘귀환곤란 구역’은 방사선량이 매우 높은 지역이어서 바리케이드로 물리적으로 가로막고 일본 정부가 피난을 요구하는 구역이다. 귀환곤란 구역에서 피난 지시 해제는 이번이 처음이다.

후쿠시마원전은 후타바마치와 오쿠마마치에 걸쳐 있다. 이 때문에 후타바마치는 후쿠시마원전 사고 뒤 마을 전체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사고 뒤 9년이 지나도록 마을 전체에 피난 지시가 유지됐던 곳은 후타바마치가 유일했다. 이번에 후타바마치에서 피난 지시가 해제된 곳은 귀환곤란 구역인 후타바역 부근과 피난 지시 해제 준비 구역인 마을 북동부다. 면적은 약 2.4㎢로 후타바마치 전체 면적의 4.7%에 지나지 않는다. 후타바역 부근은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로로 검토되는 지역이다. 후타바역은 피난 지시 해제로 정상 운영되면서 원전 사고 이후 단절됐던 이 지역 철도 운행도 정상화될 예정이다.

피난 지시가 해제됐다고 해도 주민이 바로 귀환할 수는 없다. 수도 등 기반 시설도 없다. 아직은 통행이 가능해졌다는 정도의 의미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부흥을 강조하면서 피난 주민들의 귀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과거 내렸던 피난 지시 구역 중 약 70%에 대해 지시를 해제했다. 그러나 <마이니치신문>은 옛 피난 지시 구역 주민등록자 4만6701명 중 실제 거주자는 지난달 1일 기준 27.1%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