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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후쿠시마 오염, 태풍 뒤 확산…원전 사고 이전보다 1775배 오염 지점도”

등록 2020-03-09 16:34수정 2020-03-10 02:33

[그린피스 보고서 발표]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출발지 ‘제이 빌리지’ 주차장
지표면 측정 때 최대 시간당 71마이크로시버트
제염 다시 했지만 이후에도 고선량 지점 또 발견
핫스폿은 빗물 흘러내리다가 고인 지점에 많아
그린피스 조사팀이 지난해 11월 후쿠시마현 후타바군 나미에마치 쓰시마에서 방사성 물질 오염도를 조사하고 있다. 그린피스 제공
그린피스 조사팀이 지난해 11월 후쿠시마현 후타바군 나미에마치 쓰시마에서 방사성 물질 오염도를 조사하고 있다. 그린피스 제공

지난해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 후쿠시마현을 휩쓸고 지나간 뒤 방사성 오염 물질이 주변 지역으로 다량 누출된 것으로 보인다는 국제 환경단체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린피스저팬은 9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후쿠시마현 나미에, 이타테, 오쿠마 등의 방사선량 조사를 바탕으로 한 ‘2020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의 확산: 기상 영향과 재오염’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 시점은 지난해 10월16일부터 11월5일까지로, ‘하기비스’가 일본에 큰 피해를 남긴 뒤였다.

그린피스는 빗물이 흘러가다 멈춘 곳의 방사선량이 주변 지역보다 몇배나 높은 ‘핫스폿’이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조사팀은 후쿠시마제1원전에서 북서쪽으로 약 30㎞ 떨어진 곳에 있는 간노 미즈에의 집 주변 방사선량을 측정했는데, 물이 흘러가다 고인 지점에서 최대 3마이크로시버트(μSv)의 방사선량이 측정됐다. 지표면에서 1m 높이에서 측정한 결과다. 같은 높이 기준으로 일본 정부의 제염 목표치가 시간당 0.23μSv인 점을 고려하면, 목표치의 13배 이상의 방사선량이 측정된 셈이다.

원전에서 약 25㎞ 떨어진 국도 주변에서는 시간당 최대 7μSv 지점도 나왔다. 특히,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출발 지점으로 일본 정부가 부흥의 상징으로 홍보해온 축구훈련 시설인 제이(J)빌리지 주차장에서는 지표면에서 측정했을 때 최대 시간당 71μSv에 이르는 높은 방사선량이 측정됐다. 이는 후쿠시마제1원전 사고 이전에 후쿠시마현 일대 방사선량 수준을 나타내는 ‘백그라운드 수치’(시간당 0.04μSv)의 1775배에 이르는 고선량이다.

그린피스는 환경청에 이 사실을 알렸고, 후쿠시마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다시 제염을 했다. 그러나 그린피스가 도쿄전력의 제염 뒤 다시 제이빌리지 주변을 조사했더니, 주차장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최대 시간당 2.6μSv(지표면에서 10㎝ 높이 측정)가 측정됐다.

스즈키 가즈에 그린피스 일본사무소 기후에너지 분야 활동가 “태풍 등 기상으로 인한 방사성 재오염은 여러 세기에 걸쳐 지속할 것”이라며 “일본 정부가 강조하는 ‘모든 것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표현은 현실과 다르다. 일본 정부는 제염 작업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자신의 집 조사에 협조한 피난민인 간노는 “산에서 오염 물질이 강으로 흘러내린다. 바다로 직접 흐르기도 한다. 오염 광역화는 큰일”이라며 “올림픽으로만 사람들 눈을 돌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박기용 기자 garden@hani.co.kr

스즈키 가즈에(왼쪽) 그린피스 일본 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가 일본 도쿄에서 ‘2020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의 확산: 기상 영향과 재오염’ 보고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스즈키 가즈에(왼쪽) 그린피스 일본 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가 일본 도쿄에서 ‘2020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의 확산: 기상 영향과 재오염’ 보고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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