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에 늘어서 있는 오염수 보관용 물탱크들의 모습. 삼중수소를 제외한 다른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오염수를 보관하는 용도다. 사진은 2017년 촬영된 것이다. 후쿠시마원전 공동 취재단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제1원전(이하 후쿠시마원전)에서 나오고 있는 방사능 오염수를 30년에 걸쳐 바다에 방류하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담은 처리 방안 초안을 발표했다. 최종결정이 나지는 않았지만,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바다 방류를 위한 일본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도쿄전력은 현재 후쿠시마원전 부지 내 물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 약 120만t을 처리하는 방안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담은 초안을 발표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25일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경제산업성 소위원회가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쉬운 오염수 처리 방안으로 해양 방출을 제시한 데 따른 후속 조처다.
도쿄전력은 초안에서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불리는 장치를 이용해 물과 비슷한 성질의 삼중수소를 제외한 방사성물질(62종)을 한 번 더 정화한 뒤 10~30년에 걸쳐 바다에 방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2018년에 후쿠시마 오염수 가운데 알프스 정화 작업이 끝난 89만t(총 95만t)을 조사해보니, 80%가 넘는 75만t이 여전히 배출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도쿄전력은 정화를 다시 한 뒤 방류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쿄전력은 삼중수소량을 연간 22조~100조베크렐씩 배출하는 4가지 경우를 제시했다. 가장 많은 양인 연간 100조베크렐씩 배출할 경우에 10년이면 해양 방류가 끝나고, 22조베크렐씩 배출하면 30년이 걸린다. 도쿄전력은 연간 100조베크렐씩 삼중수소를 배출해도 방사성물질 농도가 현재 수준을 넘는 바다의 범위는 후쿠시마원전 남북 약 30㎞에 그친다고 주장했다.
도쿄전력은 증기로 대기 방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초안에 포함은 했지만, 영향을 미치는 범위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평가 모델이 없다는 이유로 계산하지 않았다. 바다 방류를 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음이 엿보인다. 도쿄전력은 2022년 여름에는 후쿠시마원전 내에 더는 오염수를 보관할 장소가 없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다음달 6일부터 후쿠시마 시내를 시작으로 현지 주민의 의견을 듣는 모임을 개최할 예정이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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