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연간 15조원대 영업 적자 추산을 내놨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 3월 결산 기준(국제회계 기준)으로 연간 영업손익이 1조3500억엔(약 15조원) 적자일 것이라는 추산치를 13일 발표했다. <아사히신문> 등을 보면,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3월 기준 2조3539억엔 흑자에서 사상 최대 폭 영업 적자 추산으로 돌아섰다.
소프트뱅크는 순손익도 7500억엔 적자를 예상했다. 소프트뱅크가 연간 기준으로 영업적자와 순손실을 낸 것은 모두 15년 만의 일이다. 근본 원인은 소프트뱅크 투자 사업을 담당하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의 잇따른 투자 실패다. 여기에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투자 기업의 지분 가치 감소까지 겹쳤다.
손정의 회장은 소프트뱅크 핵심인 이동통신 사업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다. 2017년 설립한 10조엔 규모의 제1호 투자펀드인 소프트뱅크비전펀드를 통해 세계 90여개 유망 기업에 투자했다. 지난해 3월 결산 때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지분 매각 등으로 사상 최대 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최근엔 미국의 사무실 공유 스타트업 ‘위워크’를 운영하는 ‘위 컴퍼니’의 상장 보류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에 추가 투자를 하기로 했다가 최근 계획을 보류했다.
손 회장은 지난 2월 열린 4~12월 결산 실적 발표 행사 때 투자 실패에 대해 “매일매일 반성하고 있지만 위축되지는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비전펀드 실적은 투자기업 주식 가치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세계 주식시장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는 당분간은 어려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