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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 코로나 의심 환자 입원 거부 속출…의료 붕괴 현실화

등록 2020-04-16 16:41수정 2020-04-16 17:06

구급대원들 환자 받아줄 병원 찾기 어려워
의료기관들 병원 내 감염 속출에 민감
10시간 가량 입원할 곳 못 찾은 사례도
일본 도쿄에서 우체국 직원들이 17일부터 일반 가정 배포가 시작되는 천 마스크를 담은 상자를 옮기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이달 초 전국 각 가정에 2장씩 천 마스크를 배포한다고 발표했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 도쿄에서 우체국 직원들이 17일부터 일반 가정 배포가 시작되는 천 마스크를 담은 상자를 옮기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이달 초 전국 각 가정에 2장씩 천 마스크를 배포한다고 발표했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에서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의료기관 110여 곳에서 입원을 거절당하는 등, 일본 의료 붕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도쿄에서 지난달 구급대원들이 병원에 환자 진료를 의뢰했다가 5곳 이상 거절당하거나 20분 이상 환자를 받아줄 병원을 찾지 못한 사례가 93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늘었다고 16일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달 말부터 발열 및 호흡기 증상 등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에 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병원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들어서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1일부터 11일까지만 해도 벌써 이런 환자 수용 거부가 830건에 이른다. 평상시 하루 20여 건에 비하면 4배 수준이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15일 익명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심지어 도쿄에서 의료기관 110여곳에서 입원을 거절당한 환자도 있었다고 전했다. 방송은 첫 진료 이후 입원이 가능한 병원을 찾기까지 10시간이 걸린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도쿄 다이토구에 사는 80대 남성은 지난 10일 오전 10시께 식욕 부진과 탈수 증상을 호소해 구급차로 이송됐다. 남성을 처음으로 진료한 병원은 고열 증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폐 컴퓨터단층촬영(CT)이라는 이례적 조처를 취했다. 일본에서 탈수 증상이 있다고 해서 컴퓨터단층촬영을 하는 경우는 통상적이지 않다. 이 남성은 컴퓨터단층촬영 사진에서 폐에 그림자가 보였고, 병원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입원할 수 있는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이 남성은 최초 진찰 뒤 10시간여 뒤에야 집에서 40㎞ 떨어진 도쿄 하치오지시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들이 코로나19 감염 의심 환자를 거부하는 배경에는 ‘병원 내 집단 감염’에 대한 공포가 존재한다. 일본 곳곳에서 실제로 병원 내 감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80대 남성 감염자가 거주하는 다이토구의 ‘기간 병원’인 에이주소고병원은, 14일까지 환자와 직원 19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가운데 환자 20명이 숨졌다. 지역 기간 병원조차 ‘병원 내 감염 확대’로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에서는 의료 장비 부족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마쓰이 이치로 오사카시장이 14일 기자회견에서 “(방호복이 부족해) 의료진이 쓰레기 봉지를 뒤집어쓰고 치료하는 상황”이라며 “비옷 재고품이 있거나 집에 사용하지 않은 비옷이 있으면 사들일 것이니 꼭 연락을 달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16일 오전까지 오사카시에 비옷 1만장가량을 기부했다.

일본의사회는 일본 의료 체계 혼란과 병원 내 감염을 막으려면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기관과 일반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기관을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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