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지지의사 좀더 분명히 해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투표 직전에 지지 후보를 발표하겠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자신의 뒤를 이을 총리를 사실상 지명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방문 중인 터키 이스탄불에서 수행기자 간담회를 열어 총재 경선 때 “입후보가 마감된 뒤부터 투표일 사이에 생각해 (누구를 지지할지)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총리의 자격에 대해 “중의원 선거든 참의원 선거든, 새로운 총재 아래서 선거에 이길 수 있을지가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된다”며 높은 대중적 지지도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그는 이미 지난 4일 연두 기자회견에서도 국민적 지지를 언급한 바 있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에 대한 지지 의사를 좀더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이즈미 총리는 자민당 일부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를 선거 쟁점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선 “참배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지시받을 문제가 아니며, 마음의 문제”라며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반면,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간자키 다케노리 대표는 이날 후쿠오카에서 한 연설에서 “차기 총리는 야스쿠니를 참배해서는 안된다”며 “중국·한국과의 관계가 좋지 않은 만큼 양국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도 차기 내각의 중요한 책무”라고 말했다.
아베 관방장관은 12일 자신에 대한 지지로 해석되는 고이즈미 총리의 발언에 대해 “내년에는 참의원 선거도 예정돼 있는 만큼 선거에 이길 수 있는 지도자가 바람직하다는 상식적인 말을 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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