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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아베, 미-일동맹 상징 ‘이지스 어쇼어’ 사업 돌연 중단

등록 2020-06-16 19:08수정 2020-06-17 02:43

고노 “기술 결함”…사실상 백지화
2년 넘게 ‘북 공격 대비’ 추진했지만
비용 갑절 치솟고 안전성 문제 부각
“방위계획 수정 불가피” 부담 커져
일본이 이지스 어쇼어에 도입할 예정인 요격미사일 SM3블록2A가 2017년 미국 하와이에서 요격실험차 발사되는 모습. 일본 방위성 제공
일본이 이지스 어쇼어에 도입할 예정인 요격미사일 SM3블록2A가 2017년 미국 하와이에서 요격실험차 발사되는 모습. 일본 방위성 제공

일본 정부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 가능성에 대비한다며 2년 넘게 추진해온 지상 배치형 미사일방어체제 ‘이지스 어쇼어’ 사업을 갑자기 중단했다. 이지스 어쇼어는 아베 정권이 미국제 무기를 대량 구입하겠다는 상징 중 하나였으며, 군비 경쟁으로 동아시아에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비판에도 흔들림 없이 강행했던 사업이다.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은 16일 중의원 안전보장위원회에 나와 “지난 15일 이지스 어쇼어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기술적 문제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사일 발사 후 부스터(추진체)를 자위대 연습장 내에 확실히 떨어뜨릴 수 없다는 점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약 200㎏의 부스터가 의도하지 않은 곳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인근 주민 피해 등 안전성 문제가 부각된 것이다. 고노 방위상은 이어 “기술적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선 대폭 개량이 필요한데, 예산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며 “계속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고노 방위상은 지난 12일 아베 신조 총리에게 전체적인 내용을 보고했으며 배치 중단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이지스 어쇼어란 날아오는 미사일 움직임을 레이더로 포착해 요격하는 ‘이지스함 시스템’을 육지로 옮겨놓은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25년을 목표로 아키타현의 아라야 연습장과 일본 남서쪽 야마구치현의 육상자위대 무쓰미 연습장 등 2곳에 배치를 추진해왔다. 2017년 12월 사업을 시작할 때는 총 2404억엔(약 2조7천억원) 규모를 예상했지만 비용이 계속 늘어나 최근 총 4500억엔(약 5조원)까지 추산됐다.

이지스 어쇼어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아베 총리의 정치적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국방부회 등 합동회의에 참석한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방위상은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또 이지스 어쇼어는 탄도미사일 방어의 기둥이 됐던 사업이었던 만큼 일본의 방위계획도 큰 수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지적했다.

미-일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 확대를 요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를 아베 총리가 받아들여 추진됐기 때문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번 판단은 미국 쪽과 협의를 거쳐 검토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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