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산당의 최고 지도자 후와 데쓰조(75·사진) 의장이 14일 열린 당대회에서 퇴진했다. 공산당은 의장을 당분간 공석으로 두기로 했으며, 그는 당 상임간부위원회에 머물러 일정한 영향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1970년 40살 때 서기국장으로 발탁된 뒤 35년간 당의 얼굴로 활약해온 그의 퇴진은 세대교체를 통해 당의 탈출구를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그는 퇴임사에서 “연령·건강 문제도 있고, 계속 의장 자리에 머물면 젊은 간부가 마음껏 힘을 발휘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때 중의원 의원이 40명이 넘던 공산당은 90년대 후반 급격히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 때문에 82년부터 위원장을 역임해온 후와는 2000년 의장직을 물려받으면서 유연·현실주의로 노선을 전환했다. 2004년에는 당강령을 개정해 천황제와 자위대를 용인했다. 그럼에도 당세 확장 효과는 미미해, 지난 총선에선 9석을 유지한 게 고작이었다.
그와 함께 노선 전환을 주도해온 시이 가즈오(51) 위원장이 사령탑을 넘겨받아 유연·현실주의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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