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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라이브도어’ 주가조작 파문

등록 2006-01-17 19:19수정 2006-01-17 21:42

허위거래 수법 동원…검찰 전격 압수수색
호리에 사장 ‘벤처 신화’서 파렴치범 위기
작년 총선때 후보 추천한 고이즈미도 불똥
초고속 성장, 프로야구 구단·텔레비전 방송사 인수 시도, 중의원 출마 등으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호리에 다카후미(33) 일본 라이브도어 사장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일본 도쿄지검 특수부는 16일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허위거래 및 풍문 유포 등)로 라이브도어 본사와 호리에 사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일본 언론은 검찰 수사의 칼날이 호리에 사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17일 라이브도어 주식은 ‘팔자’ 주문이 ‘사자’의 100배 가까이 몰리면서 가격 하한선까지 떨어지는 등 도쿄 주식시장을 요동치게 했다. 호리에 파문은 정치권에도 불똥이 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9·11 총선에서 호리에 사장과 맞붙어 힘겨운 승리를 거둔 가메이 시즈카 전 자민당 정조회장(국민신당 대표)은 “호리에를 자객으로 선거에 내보낸 사람은 고이즈미 총리”라며 “법률 위반이 명확할 경우 책임이 있다”고 쏘아붙였다.

호리에 사장은 이날 “관계자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히면서도 “진퇴 여부는 수사에 협조한 다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주가 끌어올리기??=검찰은 라이브도어 계열사인 라이브도어 마케팅이 허위 거래와 허위 사실을 공표하는 수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이브도어 마케팅은 사명이 ‘밸류 클릭 재팬’이던 2004년 10월25일 출판사 ‘머니 라이프’를 주식교환 형식으로 완전히 자회사로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라이브도어가 같은 해 6월 다른 투자펀드에 인수자금을 내는 방식으로 사실상 머니라이프 인수를 마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밸류 클릭 재팬은 이런 사실을 숨긴 채, 라이브도어가 머니 라이프를 새로 인수해 사업을 하는 것처럼 위장해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밸류 클릭 재팬의 주가는 머니 라이프 인수 한 달 만인 2004년 12월 45배로 뛰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사는 자사주를 1 대 100으로 분할하고, 2004년 3분기 매출·경상이익을 부풀린 혐의를 받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호리에 사장이 2004년 10월 허위 사실을 공포하기 전 열렸던 임원회의에 출석해 의결에 참가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몸집 부풀리기=라이브도어는 호리에 사장이 1996년 도쿄대 재학 시절 설립한, 기업체 홈페이지 제작과 시스템을 관리해주는 ‘온 더 에지’란 회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창업 10년 만에 정보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한 도쿄 주식시장 마더스의 시가총액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2000년 마더스 상장 이후 매수하거나 출자한 기업은 50곳이 넘는다. 증권회사, 신용카드회사, 자동차 유통회사 등 계열사만도 30곳 이상이다. 상장 이후 4년여 만에 연결 매출액만 22배나 급증했다. 라이브도어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자사주와 인수기업 주식을 교환하는 등 각종 첨단 금융기법을 총동원했다.

여기에는 독특한 언행으로 화제를 몰고다니는 호리에 사장의 인기가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2004년 9월 프로야구팀인 오사카 긴데쓰 인수 의사를 밝혀 일약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또 2005년 2월 일본 최대 민방인 <후지텔레비전>의 지주회사인 <니혼방송> 주식 매집을 통해 후지텔레비전 인수를 추진해 일본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둘다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지명도를 한껏 높여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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