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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3중고’ 속 최장수 총리 빛바랜 아베

등록 2020-08-24 16:14수정 2020-08-25 02:15

2799일 연속 재임, 일본 정치사 새로 써
지지율 최저·최악의 경제·건강이상설 시달려
2007년처럼 ‘깜짝 사임’ 배제 못해
건강이상설에 휩싸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오전 도쿄에 있는 게이오대학 병원을 일주일 만에 다시 방문했다.도쿄/교도 연합뉴스
건강이상설에 휩싸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오전 도쿄에 있는 게이오대학 병원을 일주일 만에 다시 방문했다.도쿄/교도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가 됐다. 2012년 12월26일 재집권한 아베 총리는 2799일 동안 연속 재임해 2798일(1964년 11월9일~1972년 7월7일) 동안 국정을 맡은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를 넘어섰다. 아베 총리는 전체 재임일수 기준으로는 이미 지난해 11월 20일 1차 집권 기간(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366일)까지 포함한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된 바 있다.

일본 정치사를 새로 쓰긴 했지만, 아베 총리는 지지율이 최저 수준인데다, 경제도 곤두박질을 치고 있고, 건강이상설까지 휩싸이는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어 빛이 바랬다. <아사히신문>은 “역사적 기록 경신에도 총리관저 내에서는 축하 분위기가 없다”고 전했다.

가뜩이나 침울한 상황에서 아베 총리는 이날 일주일 만에 또다시 도쿄 게이오대학 병원을 방문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주 진행한 검사 결과를 자세히 듣고, 추가적인 검사를 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설명이 빠져, 건강 이상설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자민당은 오는 27일 예정된 ‘역대 최장수 총리 재임 축하 모임’도 연기했다.

한 때 ‘4연임’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인기가 치솟던 아베 총리는 코로나19 부실 대응, 도쿄 올림픽 연기 등 악재가 겹치면서 정치적 영향력이 회복하기 힘든 수준으로 추락했다. 2013년 70%대까지 갔던 아베 정권 지지율은 현재 30%대로 떨어졌다. 코로나19가 지지율 하락에 직격탄이 되긴 했지만 역점을 두고 추진했으나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아베노믹스’, 무리한 평화헌법 개정 추진, 부적절한 공금 사용 의혹 등 각종 스캔들도 아베 정권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아베 총리가 강점으로 내세웠던 외교도 꽉 막혀 있는 상태다. 미-일 동맹 공고화 속에서 북한, 중국 등과 관계 개선에 나섰으나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이 회담하겠다고 했으나 북한 쪽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일본 방문도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격화로 불투명해졌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동원 피해자 등 역사문제로 촉발된 한일 갈등은 경제 보복, 안보 불안까지 이어져 수교 이래 최악으로 치달았다.

무엇보다 아베 총리에게 뼈아픈 부분은 민심이 사실상 돌아섰다는 점이다. 지지율 하락뿐 아니라 지난 23일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50%가 “아베 총리가 즉각 혹은 연내에 사임해야 한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병원 검진이 끝난 뒤 “컨디션 관리에 만전을 기해 이제부터 업무를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지만, 2007년 9월처럼 ‘깜짝 사임’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참의원 선거 참패 등 악재가 계속됐던 아베 총리가 국회 시정연설에서 “미래를 위해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하게 의지를 표명한 이틀 뒤 느닷없이 사임을 밝힌 바 있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중견 정치인을 인용해 “향후 지지율 상승은 기대할 수 없다”며 “컨디션에 문제가 있다면 일찍 사임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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