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상설에 휩싸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4일 오전 도쿄에 있는 게이오대학병원을 일주일 만에 다시 방문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면서 새달로 예정된 내각 및 자민당 간부 인사가 10월 이후로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5일 “아베 총리가 만반의 컨디션을 갖추기 위해 9월로 예정됐던 개각과 당직 인사를 10월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지난 17일에 이어 일주일 만인 24일 다시 병원 검사를 받으면서 자민당 내 ‘인사 연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의 사실상 마지막 인사가 될 당직 인선과 개각은 ‘포스트 아베’ 구도를 포함해 향후 국정 운영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금석이다. 건강 문제로 인사를 연기할 경우, 아베 총리는 급격히 당내 구심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복수의 자민당 관계자는 “지병이 악화돼 치료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인사 연기설에 무게를 실었다. 아베 총리는 1차 집권 때인 2007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를 이유로 임기 중 갑작스레 사임한 바 있다. 이 병은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정한 난치병으로, 증상이 호전됐다가 다시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아베의 측근들은 ‘총리 건강 이상설’과 ‘인사 연기설’을 진화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아베 총리가 병원에서) 돌아왔을 때 안색이 좋았다”고 말했다고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이 전했다. ‘포스트 아베’로 꼽히는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도 향후 정치 일정에 대해 “지금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아베 총리도 우려스러운 분위기를 의식한 듯 2주일 만인 25일 오전 중 총리관저로 출근해 각의(우리의 국무회의 격)를 주재했다. 아베 총리가 오전에 관저로 출근한 것은 역시 각의가 열렸던 지난 11일 이후 14일 만이다. “코로나19 대책과 스스로의 건강상태를 설명하기 위해 가까운 시일 내 기자회견을 하는 방안을 조정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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