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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한국 민주화 운동 적극 지원한 강직한 인품의 목회자였죠”

등록 2020-09-02 18:25수정 2022-03-17 12:08

70~80년대 일본그리스도협 총간사
김대중과 서승·서준식 형제 구명 등
한국 민주주의와 평화 운동에 연대
84년 도잔소 평화회의 소집 큰 역할
말년에 도쿄 고려박물관 건립 앞장
〔가신이의 발자취〕 쇼지 쓰토무 목사를 기리며

쇼지 쓰토무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제공
쇼지 쓰토무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제공

1970~80년대 한국 민주화 운동에 연대했던 전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NCCJ) 총간사 쇼지 쓰토무 목사가 지난달 28일 도쿄에서 별세했다. 향년 88.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고인이 한국의 인권, 민주주의, 평화 연대를 위해 많은 활동을 했으며 특히 재일조선인 등 증오와 차별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투쟁하고 연대했다고 기억했다. 고인과 함께 에큐메니컬 운동을 펼친 박상증(90) 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추모글을 보내왔다.

지난달 28일 별세한 쇼지 쓰토무 목사는 일본 기독교단 목사로 41년 동안 시무했다. 선생도쿄 남부의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났으며 교적은 일본 교단 관동교구였다. 도쿄신학교와 미국 뉴욕의 유니언신학교를 거쳤다. 뉴욕 유학 시절에 마틴 루서 킹 목사의 활동과 유니언신학교 신학자들의 사상에 영향을 받고 교회의 사회참여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일본 관동 지역의 농촌신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후학을 교육하면서 일본 신학 잡지인 <복음과 세계>에 자주 논문을 기고했었다. 나는 그래서 그의 이름을 알게 됐고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통해서 그분과 그의 동료들을 만나게 됐다.

쇼지 목사가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 총간사로 1978년부터 85년까지 재직할 때 필자는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를 통해서 그와 아시아에서 여러 가지 일을 같이 할 수 있었다. 쇼지 목사는 말이 별로 없는 강직한 옛날의 일본 무사를 연상케 하는 인품이었다.

그의 선임자인 나카지마 목사와 그의 동지들이 일본의 범사회적 조직인 ‘한국 문제 긴급회의’를 주도하면서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김대중 구명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일본의 지도적 평화운동가였던 쇼지 목사는 재직 시 아시아기독교협의회 아시아평화회의를 오키나와에서 개최하는 일과 또 아는 사람은 아는,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아시아기독교협의회가 공동주최한 1984년 도잔소 한반도평화회의를 소집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퇴임 뒤에는 도쿄 교외의 이나기 지역 교회에서 시무하다 은퇴했다. 필자는 1990년에 귀국하고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에서 일하면서 갈현 교회를 개척하고 이나기 교회와 교류하는 일을 시작하고 은퇴했다. 나의 후임자인 김형수 목사는 두 교회의 교류에 힘쓰고 있다.

쇼지 목사는 말년의 큰 포부로 도쿄 고려박물관 건립을 이끌고 발전시키는 데도 애썼다. 이 사업에는 일본과 한국의 역사를 바로 이해하려는 목적으로, 이나기 교회의 교우들, 특히 여성들이 열심히 참여했다. 몇 해 전 세상을 뜬 사모님도 남편 못지않게 일본 여성운동의 대표적인 지도자로 활동했다. 결혼한 여성의 사회활동에 관해서는 중요한 모델이 될 만한 여성 지도자였다.

쇼지 목사의 떠남을 추모하며 남은 가족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평화가 함께하기를 기도한다. 9월1일 박상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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