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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결정 연기한 이유 봤더니

등록 2020-10-25 17:57수정 2020-10-26 02:32

‘선합의’ 문서로 약속한 어업인 거센 반발
강력한 보상 대책으로 설득 나설 듯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탱크.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탱크.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27일 결정하려다 연기했다. 어업인은 물론 국민적인 반대 여론이 높았던데다, 도쿄전력이 2015년 ‘어업인 합의 뒤 처리’를 문서로 약속했던 데 따른 불가피한 조처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을 보면, 정부가 오염수 해양 방출의 반발을 줄이려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결정을 미룬 것 같다고 보도했다. 해양 방출 방침은 유지하지만, 설득할 시간을 벌겠다는 뜻이다.

오염수 바다 방출을 놓고 일본 내 반발은 거세다.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어업인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전국 단위 어업단체인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해양 방류에 절대 반대한다. 어업인 전체의 뜻”이라며 경제산업상, 환경상, 농림상 등 정부 고위 관계자를 잇따라 만나 압박했다.

이들은 정부와 도쿄전력이 5년 전 했던 약속을 지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쿄전력은 2015년 8월 사장 명의로 오염수 해양 방출과 관련해 “관계자(어업인)가 이해하지 않으면 어떠한 처분도 하지 않는다”라고 문서로 약속한 바 있다.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 요청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당시 약속은 정부와 어업인 사이에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지점”이라고 전했다. 어민들은 오염수가 해양 방출될 경우 일본의 바다가 ‘방사성 물질 오염 지역’으로 인식돼 “일본 어업 전체를 망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어업 종사자들을 설득하지 않고는 해양 방류를 시행하기 어렵다고 보고, 강력한 보상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후쿠시마 등 특정 지역이나 기간을 정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피해를 보상할 예정”이라며 “수산물 등 가격이 하락했을 경우 도쿄전력이 매입하거나 보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대응팀 설치도 검토되고 있다.

일반 시민들의 부정적 여론이 큰 것도 부담이다. 일본 정부는 주요 정책을 결정할 때 온라인 등으로 일반 국민 의견을 듣는 ‘퍼블릭 코멘트’ 절차를 지난 7월까지 실시했고, 최근 결과가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은 “전체 4011건 중 인체 유해 등 안전성 우려가 2700건, (방사능 오염 지역 등) 부정적 이미지에 대한 걱정이 약 1천건에 달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고 삼중수소 등은 국제 기준치 이하로 희석시켜 방류하면 국제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본 안팎의 심리적·사회적 저항이 큰 만큼, 정보를 제대로 전달해 피해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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