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은 27일 자료를 내고 이날 오전 8시부터 약 30분 동안 모테기 도시미쓰(왼쪽) 외무상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첫 전화회담을 했다고 밝혔다. NHK 갈무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뒤 미국과 일본의 외교 수장이 첫 전화회담을 열어 양국의 동맹을 강화하고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 정권이 바뀌면서 늦어진 주일미군 분담금 협상도 조기에 타결할 방침이다.
일본 외무성은 27일 자료를 내고 이날 오전 8시부터 약 30분 동안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첫 전화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회담에서 미일 동맹을 한층 더 강화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의 여러 가지 과제에 대처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외무성은 “두 장관이 중국이나 북한, 한국 등 지역 정세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일·미 양국뿐만 아니라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인도 등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협력하자는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모테기 외무상은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가 미국의 일본 방위 의무를 규정한 미일안보조약 제5조 적용 대상임을 바이든 행정부가 명확히 해 준 것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미국의 대일 외교·안보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일본 외무성이 밝혔다. 센카쿠 열도가 미일안보조약 제5조 적용 대상이라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의 전화회담에서도 확인했다.
이들은 또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코로나19 대책, 기후 변화, 주요 7개국(G7) 회의 활성화 등 문제에도 함께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블링컨 장관이 다른 나라 외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한 것은 캐나다에 이어 일본이 두 번째다. 모테기 외무상은 회담 뒤 기자단에게 “바이든 정부가 일미 동맹을 중시하고 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조속히 미국을 직접 방문해 외무장관 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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