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매춘부’라는 주장을 펴 비판을 받고 있는 마크 램자이어 미국 하버드대학 교수. 하버드대 자료사진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부라고 주장한 미국 하버드대 마크 램자이어 교수가 “논문과 관련된 토론은 다른 학자들에게 맡기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버드대 교내지 <하버드 크림슨>은 8일(현지시각) 램자이어 교수가 지난달 25일 로스쿨 동료 교수에게 보낸 전자 우편에서 “논문 내용에 대해 왜 그렇게 했는지 투명하게 설명하고 싶지만 그것은 내 연구의 중심 과제는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램자이어 교수는 또 “이것은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라며 “더 이상 분쟁을 증폭시키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논문에 대한 토론은 자신의 몫이 아니라고 밝힌 램자이어 교수는 다만 별도의 해명은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전자우편에서 “어떤 내용이 내 논문에 포함됐고, 제외됐는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를 설명하는 글과 자료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램자이어 교수는 지난달 중순 <하버드 크림슨>에 두 차례 전자우편을 보내 자신의 논문을 옹호하는 짧은 글을 준비 중이고, 조만간 완성할 것이라고 전달한 바 있다.
램자이어 교수는 위안부 왜곡 논문 논란 이후 공식행사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8일 하버드대 미일 관계 프로그램이 주최한 ‘카를로스 곤 논란과 일본 기업 지배구조’ 온라인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했다. 램자이어 교수는 학교 수업은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공개행사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세미나는 보수 축소 신고,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됐던 곤 전 닛산 회장이 일본을 탈출한 사건을 계기로 부각된 일본 사법제도의 문제점 등이 논의된 자리였다. 램자이어 교수는 이 세미나에서 일본 사법제도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냈다.
램자이어 교수 논문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계속 확산되면서 주요 외신들도 잇따라 이 사안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 “하버드대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여성 관련 주장으로 격노를 일으켰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신문은 램자이어 교수의 주장은 “전시 잔혹행위를 가리려는 일본 극우 보수파가 지지하는 견해”라며 “저명한 학자들이 논문에 역사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가디언>뿐 아니라, <뉴욕 타임스>, <폭스 뉴스>, <에이피>(AP) 등 주요 외신이 최근 램자이어 논문에 대한 비판적인 움직임을 보도한 바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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