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매춘부’라는 주장을 펴 비판을 받고 있는 마크 램자이어 미국 하버드대학 교수. 하버드대 자료사진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자이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일본의 우익 성향 연구단체 임원진 명단에 들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내 또 다른 우익 성향 연구단체는 오는 24일 램자이어 교수의 논문을 옹호하는 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우익 성향 ‘일본문명연구포럼’ 누리집 내 임원진을 소개하는 명단에 램자이어 교수의 이름이 적혀 있다고 <연합뉴스>가 5일 보도했다. 램자이어 교수의 연구가 일본 우익 단체와 긴밀히 연결된 것 아니냐는 그간의 의혹을 뒷받침하는 사례다. 한국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현재는 누리집에서 임원 명단이 삭제된 상태다.
이 단체는 2019년 출범했고, ‘한국과 중국의 반일 활동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거나 ‘천황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손으로 국가로서의 일본과 분리할 수 없다’는 등의 내용으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 단체의 임원 9명 중 일본인이 아닌 학자는 램자이어 교수와 케빈 도크 조지타운대 교수, 제이슨 모건 일본 레이타쿠대 교수 등 3명이다. 도크 교수는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옹호한 바 있으며, 모건 교수는 램자이어 교수가 ‘위안부’ 논문을 쓰면서 참조한 하타 이쿠히코의 저서 ‘위안부와 전장의 성’을 영어로 번역한 인물이다. 하타 교수는 ‘위안부’를 사실상 성매매 여성으로 주장한 인물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이론적 스승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노담화 재검증팀’에 참여했다.
또 다른 극우 성향 연구단체인 ‘국제역사논전연구소’는 24일 도쿄에서 램자이어 교수 논문을 옹호하는 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위안부’ 강제연행 등을 부정하는 니시오카 쓰토무 레이타쿠대학 객원교수 등이 나와 램자이어 논문에 대한 비판을 반박한다. 하타 교수도 토론자로 나온다. 2018년 설립된 이 단체는 역사왜곡 비판을 받고 있는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회장을 지낸 스기하라 세이시로가 회장을 맡고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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