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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청년한테 더 큰 아쉬움 남긴 COP26

등록 2021-12-20 18:28수정 2021-12-21 02:32

[왜냐면] 기후변화청년단체 GEYK

지난 11월13일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가 종료되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에 개최되지 못한 당사국 총회는 2년 만에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렸고, 세계 197개 당사국, 4만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하여 역대 최대 규모의 총회가 되었다. 필자가 속한 기후변화 청년단체 지이와이케이(GEYK·Green Environment Youth Korea)의 청년 활동가들도 한국 청년 대표라는 이름으로 참석했다. 오직 두명이 말이다.

터무니없이 적은 수이지만 그 두명의 참석도 쉽지 않았다.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공식적인 참여 허가증, 일명 배지를 받아야 했다. 배지의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청년 활동가는 대부분 정부나 기관에 문의하여 각 국가 엔지오(NGO) 소속의 배지를 제공받는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미리 다양한 채널을 통해 문의를 했음에도 청년들의 자리를 확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총회 개최 4주 전에야 간신히 정부 소속으로 배지를 받을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비용 부담은 예정보다 커졌고, 이는 그대로 청년들의 몫이 되었다.

혹자는 이 모든 일이 코로나19의 영향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탓만 하기는 어렵다. 올해 26차 총회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외부 인원,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청년들이 참여한 총회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이웃하고 있는 일본, 홍콩, 대만에서도 최소한 7~8명 이상의 청년들이 청년단체의 이름으로 총회에 참석하여 저마다의 활동을 이어갔다. 매년 총회에 지이와이케이에서만 5명 이상의 청년들이 참석했던 것을 고려한다면, 올해의 경우는 아주 아쉬운 결과라고밖에 할 수 없다.

정부의 배려 덕에 간신히 총회에 참여할 수는 있었지만 그렇게 가까스로 도착한 현장에서도 청년들의 좌절은 계속됐다. 지이와이케이의 청년 활동가들은 지난 1년간 기존 파리협정의 각 조항에 대해 청년들의 요구사항이 담긴 문서를 준비했다. 지이와이케이 외에도 각 나라의 많은 청년들이 기후위기를 조속히 해결할 것을 요구하는 저마다의 결의문을 준비했고, 유엔기후변화협약 산하의 국제 청년 엔지오(YOUNGO)와 협력·조율하여 협상의 주체인 유엔기후변화협약 소속 실무자들과 각 국가의 장관들에게 이를 전달했다. 그러나 결과는 아쉬웠다.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약속은 마지막에 뒤집혔고, 그 외의 조항들도 (빠져나갈 수 있는) 많은 여지를 남겼다. 청년들의 하나 된 목소리가 총회의 합의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틈은 너무나 좁았다.

정부를 비롯한 많은 기관, 단체에서는 기후위기 문제에 대해 미래세대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청년들을 초대하고 자리를 만들고 있다. 더욱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선 여러 선거캠프에서 앞다퉈 청년들과의 대담 자리를 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같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번번이 청년들의 자리는 사라지곤 했다. 이뿐만 아니라 오히려 미래세대라는 말로 청년들과 기성세대 사이에 선을 긋고, 결정적 순간에 발목을 잡고 있다. 기후위기 문제는 더 이상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26차 총회의 개최와 함께 알로크 샤르마 의장이 했던 말처럼 “기후위기의 대책을 세우려면 누구나 모두 함께해야 한다”. 다음 27차 총회의 더 큰 도약과 함께 청년들의 발걸음 또한 더욱 선명해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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