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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근로취약계층, 자영업자 지원 더 늘려야

등록 2021-12-29 18:07수정 2021-12-30 02:32

코로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왜냐면] 성효용 |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일상으로의 회복을 기대했는데 마음이 무겁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회복세를 보이던 경제는 주춤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비롯해 국민 모두 다시금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 운용과 방역체계로 코로나19 위기에 성공적으로 대응해왔지만 새로운 위기 상황에 직면하여 기존의 정책을 점검하고 좀 더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는 코로나19 경제위기에 대응하여 일자리 예산을 큰 폭으로 증가시키는 등 재정을 적극적으로 운용했다. 코로나 격차 해소를 위한 맞춤형 지원과 고용·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두차례 추경(총 49조8천억원)을 편성했으며, 이를 통해 근로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75.2%로 증가하고, 고용은 예상을 뛰어넘어 큰 폭으로 반등했다. 15살 이상 인구의 고용률은 3분기에 61.3%로 2019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올해 취업자 수는 약 35만명이 증가해 지난해의 충격을 만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결과 2016년 이후 노동소득분배율과 가계소득 비중은 오히려 높아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노동소득분배율은 2016년 62.5%에서 2020년 67.5%로 증가했고, 국민총소득에서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도 60.8%에서 61.4%로 증가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그동안 정부에서 추진했던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다만 전체 취업자 수에서 주당 17시간 이하 취업자 수의 비중이 증가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술경쟁력과 혁신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용구조·근로형태 변화 등에 대응하여 고용안전망을 지속해서 보강해야 한다.

한편 코로나19 위기 이후 정부는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경제위기에 대응했지만 선진국과 비교할 때 재정의 역할이 미흡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재정의 재량지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4%로 선진국 평균(12.7%)에 견줘 크게 낮은 수준이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재정여력은 매우 양호하며, 2021년에는 큰 폭의 초과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경제위기에 직면하여 재정을 소극적으로 운용하면 불평등이 심화될 뿐만 아니라 잠재성장률도 낮아진다. 적극적이고도 포용적인 재정 운용으로 고용·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인적 자본과 공공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선도형 경제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코로나19로 경제적 피해가 큰 자영업자, 소상공인, 근로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들에 대한 피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경제 기반이 위태로워질 뿐만 아니라 사회적·정치적 갈등이 증폭되어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성장 잠재력을 훼손하게 된다. 둘째, 투자의 위험성이 크지만 사회적 수익성이 높은 사회투자, 그린뉴딜, 디지털뉴딜 등에 공공 투자를 확대하여 민간 부문의 투자를 유인할 필요가 있다. 셋째, 코로나19로 대학의 변화 속도와 혁신에 대한 요구는 더 빨라지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으로 대졸자의 취업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산학연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넷째, 우리 사회에서 돌봄서비스의 취약성은 코로나19로 두드러졌다.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모성 페널티 없이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소득 파악 인프라 구축은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의 안착과 공정 과세 실현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과제이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큰 고통을 주고 있지만 일하는 방식, 교육 방식, 생활 방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변화를 거쳐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도약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위기 때마다 발휘되는 전 국민의 저력이 있기에 아이티(IT) 강국으로서 코로나 위기 대응이 가능한 것이다. 이는 바로 교육의 힘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이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게 하는 바탕이 된다. 새해에는 혁신과 포용을 기반으로 선도형 경제로의 도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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