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문형철 | 변호사·산둥성 경제인연합 법률전문가위원
당선자님!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역사상 가장 많은 새로운 기록을 남기고,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심을 축하드립니다. 당선자께서 국민의 뜻을 잘 파악하여 새로운 정치를 펼쳐나가시는 데 참고가 될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 과감하게 인재를 등용하시기 바랍니다.
당 태종 이세민은 권력을 잡은 뒤 자신의 친형이면서 정적이었던 이건성의 최측근 참모 위징을 과감하게 등용합니다. 그는 위징의 간언을 받아들여 건국 초기의 당나라를 안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만약 위징이 없었더라면 ‘정관의 치’(貞觀之治)라고 부르는 태평성대는 없었을 것입니다.
둘째, 항상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데에는 시간과 장소가 한정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청와대는 구중궁궐이라 국민과 소통할 수 없다는 논리는 도저히 납득되지 않습니다. 청와대 프레스룸을 대폭 확충하여 내외신 기자들의 취재 활동을 보장하고, 집무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를 대폭 개방해 국민과 대통령의 만남을 자유롭게 할 수도 있습니다. 위징은 당 태종에게 ‘군주는 아홉개의 귀와 한개의 입을 가져야 한다’고 간언합니다. 국가를 경영하는 데 있어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셋째, 중국에서 일하고 있는 재외국민의 입장에서 하고 싶은 제언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라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무역은 중국이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서 중국의 비중은 매우 큽니다. 중국과 틈을 벌리는 정책을 시행해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당선자께서 후보 시절 우리나라의 안보를 위해 새로운 사드 기지를 건설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말기 경북 성주에 사드 기지를 배치했다가 중국이 반발하면서 중국에 진출했던 우리 기업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사실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만약에 앞으로 어떠한 명분으로든 새로운 사드 기지 건설이 추진된다면 대중국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에 중국과 한층 강화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을 것을 부탁드립니다.
당선자님!
우리나라 경제는 1인당 국민소득 3만5천달러를 넘어서서 선진국에 진입하였고, 우리의 문화는 ‘한류 콘텐츠’라는 이름을 달고 세계를 선도해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는 후진국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생각은 아예 없고, 당리당략만을 위해 갈등과 대립만을 일삼고 있습니다. <논어>를 보면, 춘추시대 말기 노나라의 재상 계강자(季康子)가 공자에게 정치가 무엇이냐고 묻자, 공자님은 ‘정자 정야’(政者 正也), 즉 정치는 올바른 것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윗사람이 바르면 아랫사람이 어찌 바르지 못한 일을 저지를 수 있겠느냐”고 말합니다. 정치인들이 국민만을 위한다는 각오로 일한다면 국민은 정치인을 신뢰할 것이고, 모든 국민이 정의롭고 행복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큰 재주가 있는 사람은 남의 재주를 자기 재주로 삼을 줄 아는 것이어서, 그런 사람이 가정에 있으면 그 가정이 흥하고, 나라에 있으면 그 나라가 흥한다고 합니다. 당선자께서 부디 큰 재주를 발휘하시어 대한민국을 신바람 나는 국가로 만들어주실 것을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