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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칠석날·중굿날 등 우리 명절을 공휴일로

등록 2023-03-29 18:28수정 2023-03-30 02:38

‘제20회 칠석날 한마당'에서 견우와 직녀가 공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0회 칠석날 한마당'에서 견우와 직녀가 공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왜냐면] 이강규 | 서울 강동구

정부는 음력 4월8일 ‘석가 생일’(부처님 오신 날)과 양력 12월25일 ‘기독 생일’(성탄절)을 대체공휴일로 지정하려는 모양이다. 우리의 명절이나 기념일이 많은데 왜 남의 나라에서 들어온 종교기념일을 대체공휴일까지 적용하려고 하는가?

성탄절은 1949년 이승만 대통령이 국민의 뜻도 묻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공휴일로 정했고, 부처님 오신 날은 성탄절보다 25년 뒤인 1975년 성탄절 때문에 공휴일이 됐다. 반대로 우리 전통문화, 우리 명절은 내팽개쳐졌다. 이것도 사대주의의 하나다. 우리 명절을 살려야 한다.

우리 명절은 설과 추석 말고도 삼짇날(음력 3월3일), 단옷날(음력 5월5일), 칠석날(음력 7월7일), 중굿날·중양절(음력 9월9일) 등이 있다. 또 세종대왕, 이순신 등 기념해야 할 역사상 위대한 인물도 많다.

삼짇날은 겨우내 움츠렸던 가슴을 펴고 새봄을 맞아 꽃이 많이 핀 곳을 찾아 봄나들이하며 꽃구경, 꽃놀이하는 날이며, 단옷날은 그네 타고 씨름하며 농악으로 동네를 돌며 즐기면서 단합하는 날이다. 칠석날은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살던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 번 오작교에서 만나는 날이며, 중굿날(중양절)은 시를 짓고 좋은 글을 읊으며 가까운 사람과 우정을 돈독히 하는 날이다. 각 명절에는 화전 등 계절에 따라 특색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이런 우리 명절을 휴일로 정하고 즐기도록 하자. 특히 칠석날은 젊은 청춘 남녀들에게 아름답고 낭만적인 날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전설을 품은 낭만적인 날은 세계에도 흔치 않다. 좋아하는 연인이나 부부가 선물을 주고받으며 못다 한 말, 하고 싶은 말을 나누며 사랑하고 그리움을 전하는 날이다. 특히 인구가 줄고 있는 이 시점에 아름다운 이 풍속을 즐겼으면 좋겠다.

중굿날(중양절)도 참 멋있는 날이다.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과 만나 시를 짓고 좋은 글을 읊으며 문학이나 철학을 논하기도 하고, 소리꾼(가수)을 초청해 노래(국악)와 판소리를 듣기도 했다. 앞으로는 그림, 연극, 영화 등 예술을 함께 즐기면 더 좋을 것이다.

우리 조상들의 낭만과 여유로움, 수준 높은 지적 즐김을 후손들은 기념하고 이어가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밸런타인데이니, 화이트데이니, 핼러윈데이니 하며 서양문화를 너무 추종해 왔다. 지금 우리 문화, 한류를 세계인이 즐기고 있다. 칠석날과 중굿날을 공휴일로 정하고 대체공휴일을 적용하자. 외국에서 들어온 종교보다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지키고 이어가자. 그것이 우리나라를 빛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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