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왜냐면

대인관계 무능? 나는 ‘혼자 있을 능력’이 있다

등록 2023-05-15 18:26수정 2023-05-16 02:37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왜냐면] 이시안 | 사진작가·독일 베를린 거주

스무 살이 됐을 때 공유하는 소속감이 약해지고 물리적 거리도 생기다 보니 10대 시절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헤어지게 됐다. 모든 사람은 자기 머릿속에 편안하게 간직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있다. 10대 시절에는 멋도 모르고 몰려다니는 게 좋은 줄 알았지만, 20대가 되니 내가 관심 있고 즐거운 일이 상대에게는 아닐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혼자 전시, 영화를 보러 다니는 일상이 자연스러워졌다. 그러나 때로는 내가 좋게 느꼈던 것들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었고, 함께 공감해주는 사람이 더러는 필요했다. 그래서 방황했고, 몇 번의 연애가 시작됐고, 지금 옆에 있는 단짝을 만났다.

여러 사람을 많이 만나고 다니면 ‘대인관계 능력’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을 많이 만난다고 해서 ‘대인관계 능력’이 꼭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혼자 있는 사람을 보면 ‘사람을 잘 못 사귄다’고 한다. 하지만 프레임(틀)을 반대로 생각해보자. 혼자 있는 사람은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거다. 매일 누굴 만나야 하고, 친구가 있어야 하는 사람은 반대로 ‘혼자 있을 능력’이 없는 거다.

나는 독립적 인간이라 누군가의 의견을 묻거나 도움에 의존하지 않는 성격이다. 내가 좋아하는 거면 꽂혀서 앞뒤 안 재고 그냥 한다. 그렇게 내가 즐거워하는 공부하며 작업하며 지금껏 살았다. 그런데 세상 밖으로 나오려니 내 독립심이 외려 방해가 된다. 세상 밖으로 나오는 일은 동료가 필요한 일이다. 나와 타인의 한계를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이다. 도그마(규범 혹은 독단)에 빠지지 않고 균형감을 가지려 노력하는 건 마치 수행자의 삶과 같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