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준, ‘물만이 지구생명을 살게 해’, 캔버스에 아크릴, 90.9×72.7㎝. 갤러리 아르떼숲 제공
박윤경 | 성균관대 예술대학원 석사과정
동해 바다 토해 논 핵 오염수
용솟음치고
이내 하늘은 놀라 번개를 내리치니
먹구름은 동풍을 타고금수강산에
핵비가 고추 배추 상추 수박 참외밭에 들녘까지
계곡 하천 강물 가리지 아니하고
금강모치 연준모치 어름치 열목어 송사리 미꾸라지 참붕어 생존터에도
산성을 품어내어 다른 종자 침범 막는 침엽수도 피하지 못하고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잎도맞는다
다람쥐 청설모 어치 반달가슴곰
도토리 상수리가 즐겨 먹는 양식인데
고등어 꽁치 참치 오징어 멍게 소라
밥상에 올라오니
사람들이 먹다 버린
뼈 내장 머리 가리지 않고
개 고양이 돼지 삼켜 땅에 배설하니
땅도 지하로 밀어 넣고
바다에서 하늘로
산에서 계곡으로
계곡에서 강으로
강에서 바다로
다시 하늘로
하늘은 내려놓는다
천둥번개 벼락을불러들여
구름 아래 가리지 않고
핵우산도 막을 수 없는
세슘비가 내린다
가장 낮은 곳을 향해 흘러
물은 물끼리
핵은 핵끼리
지구 내핵 거부하면
핵분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