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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전북도 직원 내부비판 글 ‘시끌’

등록 2008-04-07 21:37

“머슴들, 주인 성화에 마당 쓸다 날 저물어”
“마당 쓸다 날이 저물다.-한 머슴이 막 마당을 쓸려하는데 주인이 마당 쓸라 성화입니다. 다 쓸고 장작 패려 가려는 데 주인 마님이 마당을 또 쓸라네요. 금방 쓸었다 해도 막무가내입니다. 쓸 것도 없는 마당, 시늉만 내었죠. 그런데 도련님도, 아씨도 색깔만 틀린 빗자루를 주며 이걸로 쓸면 더 깨끗하다며 또 쓸랍니다.”(아이디 무명씨)

전북도청의 한 직원이 내부 행정망에 비효율적인 업무체계를 고발하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김완주 전북지사가 2006년 7월 취임 이후 주문한 일처리 방식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때문에 작성 목적과 작성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고 도의 대응도 관심거리다.

이 글은 지난 4일 오후 3시30분께 ‘개같은 내인생’이란 제목으로 오른 뒤 7일 낮 12시까지 조회수가 1600여건이 넘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도 본청 직원들이 대부분 한번쯤 클릭한 수치이다.

이 글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고 공감하는 이야기지만 누구하나 이야기하지 못하고 숨 죽여 가며 삼삼오오 불평을 늘어 놓는 게 현실”이라며 퇴근 뒤까지 이어지는 과중한 업무를 풍자하고 있다.

이 글은 또 “양산되는 자료 요구와 보고서 만큼 심각한 건, 결재라인을 거치며 반복 수정되는 데서 기인하는 에너지의 낭비이다. 단 1건의 자료도 4~5개의 결재라인을 밟는 동안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다. 양식이 바뀌고 내용이 바뀐다”며 “도지사에서 시작되고 도지사에서 끝나는 결재환경도 직원들의 일거리 양산에 일조한다”고 지적했다.

이종석 도 행정지원관은 “효율성을 위해 최근 결재양식을 통일한 적이 있고,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은 글을 쓸 시간도 없을 것”이라며 “글을 올린 직원을 색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전북도청 누리집 지난 2월 ‘엄마없는 우리 아이들’이란 제목으로 전북도청 공무원의 잦은 야근을 겨냥한 글이 올라 회자된 바 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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